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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임명된 월츠 대사는 그간 유엔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결을 맞춰 비판하면서도 미국의 주요 외교 정책에서 유엔의 승인을 이끌어내는데 집중해 왔다. 가자지구 평화 추진,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 등이 대표적이다. 오는 23일 유엔총회 연설에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이 새로운 문제만 만들어내고 있다고 발언했던 지난해 연설과 유사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미국은 유엔 정기 분담금과 평화유지군 분담금 중 40억 달러 이상을 미납했다. 또 31개 유엔 산하 기구에서 탈퇴하고 국제형사재판소(ICC)를 공격하는 등 대립각을 세워왔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은 이달 초 정기 분담금 8억 2700만 달러를 납부했고, 지난 2월에도 1억 6000만 달러를 지급했다. 또한 기후변화나 성평등 같은 기존 의제 대신, 행정부의 우선순위에 집중하도록 내부 개혁을 추진 중이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유엔 전문가 리차드 고완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는 유엔을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월츠 대사는 유엔의 규모를 줄이고 정책을 단호하게 추진하려 하지만, 조직 자체를 무너뜨리려 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유엔 외교관들 역시 미국 대표단이 철저히 준비돼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경제 개발, 인권, 여성 권리, 기후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적대적인 태도에는 반발하고 있다.
이에 월츠 대사의 ‘유엔을 다시 위대하게’(Make the UN Great Again) 캠페인은 안토니오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후임 선출 과정에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미국과 지나치게 가까운 후보는 러시아나 중국의 거부권 행사에 막힐 수 있고, 반면 이들 국가에 친화적인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월츠 대사는 과거 공화당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받아 유엔 예산 15% 감축, 뉴욕 본부 직원 2600명 감원, 평화유지군 25% 축소를 요구해 왔다. 이같은 압박 속에 유엔은 올해 예산을 전년대비 7% 감축했다.
반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주도로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해체 수준에 이른 후, 미국 정부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기금에 약 40억 달러를 지원, 유엔을 주요 구호물자 전달 경로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과 유엔간 관계를 지원하는 ‘더 베터 월드 캠페인’의 피터 요 회장은 “미 행정부가 유엔의 인도적 지원 구조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은 양측의 복잡한 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월츠 대사는 안보리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공식화하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티에 5500명 규모의 다국적 폭력조직 소탕군을 투입하는 방안과 가자 지구 내 평화위원회 구상에 대한 안보리 승인을 추진했다. 지난 3월에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현직 영부인으로는 처음으로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미 의회 내부에서도 유엔 지원에 대한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7월 미 하원에서는 유엔 지원금 지급을 금지하는 법안 수정안에 대해 공화당 의원 80명이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브렛 샤퍼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월츠 대사가 하원의원 출신으로서 공화당 내에서 깊은 신뢰를 얻고 있다”며 “개혁이 진행 중이며 미국 지원금이 이를 촉진할 수 있다는 그의 설득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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