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밸류업 우수기업에 과감한 인센티브”

최훈길 기자I 2024.04.02 09:31:29

금융위 부위원장, 밸류업 인센티브 발표
우수기업 감사인 주기적 지정 면제 추진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위원회는 2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기업 밸류업 관련 회계·배당부문 간담회’를 열고 밸류업 인센티브 방안을 공개했다. 김 부위원장은 “감사 관련 지배구조가 이미 우수한 기업을 우대하고,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유도하고자 감사인 주기적 지정 면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과감한 인센티브들이 상장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한국ESG기준원, 자본시장연구원, 한국공인회계사회, 삼일회계법인,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 등이 참석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배당 절차를 개선한 우수기업 대표로 참석했다. 다음은 김 부위원장 발언 전문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사진=뉴시스)
안녕하십니까.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소영입니다. 정부와 유관기관은 자본시장의 선진화 노력의 일환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본격적인 시행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업 밸류업의 의미는 복합적입니다.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재무지표의 개선뿐 아니라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하고, 기업이 주주, 시장참여자 등과 어떤 내용을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오늘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수단이자 기업 지배구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계와 배당’이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유관기관, 회계전문가, 기업을 대표하여 참석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감사인 주기적 지정 면제 기본방향

기업의 지배구조, 즉 의사결정 구조에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내부감사기구나 외부감사 관련 제도는 독립적이고 충실한 감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오늘 논의할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가 바로 루프홀(loophole)을 허용하지 않는, 가장 직접적인 장치일 것입니다.

그러나, 직접적인 규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기업들이 감사 관련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됩니다. 일괄적인 규제보다는 기업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자발적인 개선이 불필요한 준수비용을 줄일 수 있고, 장기적으로도 바람직한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부는 감사 관련 지배구조가 이미 우수한 기업을 우대하고,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유도하고자 감사인 주기적 지정 면제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기준과 절차를 마련하여 감사 관련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에 대해 주기적 지정 면제 혜택을 주고자 합니다.

면제 혜택을 통해 기업의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촉진된다면,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로까지 연결될 것입니다. 또한, 기업 밸류업과 지배구조 개선의 연결성을 고려하여 주기적 지정 면제 심사에서 기업 밸류업 표창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가점을 부여할 예정입니다. 기업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와 주기적 지정 면제 그리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 사이에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나타나기를 기대합니다.

배당절차 개선

한편, 정부는 작년 1월 이른바 “깜깜이 배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배당절차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배당액을 보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여 기업의 주주환원 확대와 주주의 장기 배당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제도개선 이후 781개 상장기업이 작년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절차 개선을 정관에 반영하였고 230개사가 올해 주총을 통해 정관을 개정 중으로 전체 상장기업의 약 40%를 넘는 숫자가 제도적 준비를 마친 상황입니다. (12월 결산 상장기업 2381개사 중 1011개(코스피 339개, 코스닥 672개)로 42.5%)

또한, 작년에 정관을 개정한 후 올해 현금배당을 결정한 기업은 322개사(코스피 127개, 코스닥 195개)이며 이 중 깜깜이 배당을 실제로 해소한 기업은 약 34%인 109개(코스피 84개, 코스닥 25개)로 파악됩니다.

올해 첫 발을 뗀 것이고, 투명한 배당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기업의 참여는 점점 확대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부와 유관기관은 설명회, 컨설팅 등을 통해 기업들과 계속 소통해 나갈 예정이며, 결산배당에 이어 분기배당도 절차 개선이 가능하도록 자본시장법 개정 노력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기업 밸류업 인센티브 확대

마지막으로, 기업 밸류업 표창을 받은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보다 확대할 계획입니다. 지난 2월 지원방안에서 발표한 5종 세정지원, 공동IR, 밸류업지수편입 우대에 더해, 회계·상장·공시 분야에서 5개의 신규 인센티브를 추가하겠습니다.

먼저, 앞서 말씀드린 감사인 주기적 지정 면제에 대한 가점에 더하여 회계감리 제재 조치시의 감경 사유로도 반영하겠습니다. 거래소가 상장기업에 대해 부과하는 연부과금과 추가·변경 상장수수료를 면제해주고, 고의·중과실이 아닌 불성실 공시에 대해서는 벌점·제재금 등의 조치를 1회 유예해주는 혜택도 제공하겠습니다.

이러한 과감한 인센티브들이 상장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맺음말

기업가치 제고 문화의 확산, 그리고 더 나아가 자본시장의 선진화는 한두개의 조치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발표한 바 있듯이 공정·투명한 시장질서의 확립,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주주가치 기업경영 확립이라는 큰 방향성을 가지고, 정부, 유관기관, 기업, 투자자 모두가 함께 긴 호흡으로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모든 시장참가자들의 깊은 관심과 활발한 참여를 당부드리며, 정부도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다양한 분야의 소통을 이어가면서 필요한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발굴·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우리 주식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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