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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경위는 16년차 경찰로, 금호파출소에서 근무 중이었다. 그는 지난 3월부터 파출소장으로부터 지속적인 ‘갑질’에 시달려왔다. 파출소장은 관내 지역 유지와의 점심 자리에 참석하도록 강요했으며, 지역 유지로 알려진 A씨는 박 경위의 손을 잡거나, 과일을 깎도록 했다. 파출소장 역시 A씨를 ‘회장님’으로 부르며 “회장님이 호출하셨다”, “회장님이 승진시켜준다고 하셨다”며 갑질을 이어갔다.
괴롭힘 끝에 박 경위는 지난 5월 성동경찰서 청문감사실에 진정서를 냈고 분리 조치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분리 조치가 이뤄지는 대신 높이 1m의 파티션이 설치되는 데에 그쳤다. 결국 박 경위는 2개월 간 병가를 냈지만, 이 기간 서울경찰청의 감찰 조사에도 불구하고 파출소장은 ‘직권 경고’라는 처분을 받는 데에 그쳤다. 박 경위의 공론화 이후 경찰청은 파출소장의 갑질이 인정된다며 서울청에 징계를 내리라고 결정했지만, 동료들의 2차 가해는 아직 비위로 인정되지 않았다.
박 경위는 조직 내 2차 가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경위는 “파출소 내 팀장은 병가를 다녀온 이후 ‘얼굴만 좋아졌다’, ‘너를 갈궈서 다른 데로 쫓아버릴 것이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힘들어서 우울증 약을 먹고 있다고 하면 이러한 어려움이 인정되지 않고, ‘요새 우울증 약은 다 먹는 것이다’ 등 반응이 나온다”고도 전했다.
2차 가해는 온라인 내부 게시판 등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 경위는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리자, 오히려 피해자가 여경임을 이용해 ‘을질’에 나서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며 “박인아라는 사람이 원래 문제가 있다, 원래 조금 그렇다 등의 글을 지속적으로 게시하고, 많은 동료들이 이러한 글을 읽고 동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공론화 이후에도 조직 내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지만, 박 경위는 자신이 피해자로서 취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고 호소했다. 박 경위는 “경찰청은 민원 처리 규정에 대해 별도 규정이 없다는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을 내놓았다”며 “이의 신청이라는 제도가 피해자에게는 없다는데,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경위는 지난 25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징계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 여성민우회 등도 경찰청이 해당 사안에 대해 엄중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