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추가 공개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와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의 7시간 통화 녹음 파일 내용에서 데자뷔가 느껴진다.
김 씨는 통화에서 서울의 소리 이명수 씨가 “내가 아는 도사 중 총장님(윤 후보)이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그 사람이 청와대에 들어가자마자 영빈관으로 옮겨야 된다고 하더라”라고 말하자, “응 옮길 거야”라고 답했다.
앞서 공개된 통화 녹음 파일에서도 김 씨는 “내가 신을 받거나 이런 건 전혀 아닌데, 내가 웬만한 사람보다 잘 맞힐 거야… (관상은) 빛깔을 보고서 하는 거지. 생김을 보는 건 굉장히 하수들이 보는 거에요”라고 했다.
또 “나는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차라리 책 읽고, 도사들하고 얘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이런 얘기하는 걸 좋아하지”라고도 덧붙였다.
여기에 맞물려 ‘건진법사’ 전모 씨의 윤석열 캠프 활동과 김 씨와의 친분 등 무속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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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 씨의 발언이 잇따라 공개되자, 더불어민주당은 ‘주술비선 선대위’라고 몰았고 국민의힘은 “악의적 프레임”이라며 적극 차단에 나섰다.
윤 후보에게 ‘무속’ 꼬리표가 더 치명적인 이유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비선 실세’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특히 김 씨의 ‘영적’이란 표현은 박 전 대통령의 ‘어록’을 떠올리게 하는 등 트라우마를 재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5월 5일 청와대 ‘어린이날 꿈 나들이’ 행사에서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고 말했다. 또 2015년 10월 22일 청와대 여야 지도부와 대통령 5자 회동에선 “(역사교과서) 전체 책을 다 보면 그런 기운이 온다”고도 했다.
같은 해 11월 10일 청와대 국무회의에 참석한 박 전 대통령은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고, 잘못 배우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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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1994년 4월 숨진 것으로 알려진 최 목사를 위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내부에서 최 목사 사망 20주기 추모제 굿판을 벌였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직접 지난 2016년 11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제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