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069620)이 국산 34번째 신약 ‘펙수클루정’으로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국산 신약 34개 신약 중 최단기간(2019년 출시)에 1000억원의 처방실적을 낸 같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 피캡)’ 계열의 HK이노엔(195940) ‘케이캡정’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다. 기존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중심의 시장 판도도 피캡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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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올해 상반기 펙수클루정의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 12월 40mg이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을 적응증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출시허가를 받은 후 속전속결로 진행하는 것이다.
강력한 경쟁 제품이자 국내 첫 피캡 계열 신약 케이캡정의 시장 장악을 막기 위해서다. 케이캡의 국내 위상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수치가 말해준다. 케이캡의 원외처방실적은 2019년(3~12월) 309억원에서 2020년 762억원, 지난해 1096억원으로 우상향했다.
하지만 펙수클루정의 위세도 이에 못지않다. 2020년 1월과 8월, 멕시코와 브라질에 기술수출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중국, 미국, 콜롬비아, 에콰도르,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등에도 순차적으로 기술수출됐다. 금액으로 따지면 1조 1000억원 규모이며, 수출 지역으로 보면 세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의 약 40%에 달한다. 국내 경쟁사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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펙수클루정이 출시 전부터 주목받은 배경에는 약효가 있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정 임상을 통해 PPI 계열 기존 치료제보다 빠르게 증상을 개선하고, 효과가 오래 지속됨을 입증했다. 특히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비교군인 PPI 계열의 한미약품(128940) ‘에소메프라졸’ 대비 가슴쓰림이 크게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신약개발을 이끌었던 대웅제약의 김지덕 항암·소화신약 팀장은 지난해 ‘2021 보건산업 성과교류회’에서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했다. 김 팀장은 2008년 신약의 과제 기획단계부터 참가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
대웅제약은 케이캡과 승부를 위해 펙수클루정의 추가 임상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건강한 성인 지원자를 대상으로 신약과 아스피린을 병용 투여 시 안전성, 내약성 및 약동·약력학적 상호작용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1상 시험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아스피린의 위장관계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는지를 모색한다. 아스피린은 장기 투여 시 위장출혈이나 소화성궤양, 천공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위장관계 치료제와 함께 처방될 때가 많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펙수클루정이 위식도역류질환으로 고통받는 많은 환자의 고충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를 넘어 40조원 규모로 형성돼 있는 세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승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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