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입술과 입천장이 선천적으로 갈라진 채 태어나는 구순구개열을 7천례 넘게 치료하며 얼굴 외형과 기능 장애로 위축됐던 많은 아이들에게 새 삶을 선사해왔다.
구순구개열은 입술과 입천장 외에도 근육, 연골, 뼈가 총체적으로 갈라지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성년이 될 때까지 최대 5회 정도의 수술을 받아야 안면부가 정상적인 외형과 기능을 갖추게 된다.
서울아산병원은 병원 문을 연 1989년부터 미래 사회 구성원이 될 어린이들의 선천성 질환에 관심과 투자를 강조하며 일찌감치 구순구개열 치료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올 해 11월 초 서울아산병원 구순구개열 성형팀(성형외과 고경석·최종우·오태석·정우식 교수)은 마침내 7천례 수술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입술 봉합(구순성형술) 1,900례 ▲입천장 봉합(구개봉합술) 1,800례 ▲잇몸뼈 이식(치조골이식술) 800례 ▲일차 코 변형 교정(구순비교정술) 1,900례 ▲발음장애(구개인두기능부전증) 교정 500례 이상을 시행했다.
구순구개열은 피부뿐 아니라 근육, 연골, 뼈 등 여러 부위에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환자마다 조직과 비뚤어진 정도가 제각각이다. 환자 대부분이 10세 미만이라 의료진의 사소한 실수에도 신경과 근육이 손상될 위험도 크다. 결손 부위를 정교하게 재건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풍부한 해부학적 지식과 수술경험이 절대적이다.
서울아산병원 구순구개열 성형팀이 시행한 7천례 수술 가운데 재발이나 신경 및 근육 손상, 수술부위 벌어짐 등의 부작용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구순구개열은 국내 신생아 1,000명 가운데 2명 꼴로 발생하고 있어 소아 선천성 질환 중 유병률이 높은 편이다. 출생아 수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지만 구순구개열 환자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는 추세다. 산모 고령화로 인해 선천성 질환 발생위험이 높아지는 한편 생명존중 의식이 강화되면서 선천성 질환에 기인한 낙태가 줄어든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산전 초음파 검사에서 구순구개열이 진단된 경우 산부인과와 연계한 산전 상담을 진행함으로써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출산해 치료에 적극 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치료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신생아과, 교정과, 소아치과,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재활의학과(언어치료사) 의료진과도 유기적으로 협진하고 있다. 환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 발달과정에 따라 결손되거나 변형된 부위를 체계적으로 교정하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에게는 치료의 연속성과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게 된다.
구순구개열 치료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성형외과 고경석 교수의 뒤를 이어 현재 안면기형 및 두경부 재건 전문가인 성형외과 오태석 교수가 구순구개열 수술 및 치료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구순구개열로 인한 상악과 하악 골격의 부조화와 부정교합을 최종적으로 교정하는 양악수술은 얼굴뼈 및 양악수술 전문가인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가 담당하며 구개열과 치조열 수술은 성형외과 정우식 교수가 일조하고 있다.
고경석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구순구개열 치료의 목적은 기능과 외적 결함을 개선함으로써 미래 주역인 아이들이 밝은 웃음을 되찾아 사회 속에 어울려 살아가도록 돕는 데 있다. 이번 구순구개열 성형술 7천례 기록은 의료진의 사명감뿐만 아니라 의료진을 믿고 귀한 생명을 보듬어낸 부모의 의지와 헌신, 긴 치료기간 동안 인내심을 갖고 따라와 준 환자의 노력이 한 데 어우러져 이룬 값진 결실이다”라고 말했다.
오태석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구순구개열 성형술은 점차 발전해 최근에는 수술 부위에 미세한 흉터만 남을 정도로 치료경과가 좋다. 풍부한 수술경험을 갖춘 의료진과 정확한 상담을 통해 결손 또는 변형된 부위를 적시에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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