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중 숙박음식업이 43% 차지…“코로나 직격탄 여파”

이윤화 기자I 2021.09.24 11:00:00

한국은행, 2021년 9월 금융안정상황 점검
기업수·차입금 기준 숙박음식 비중 43.1%, 32.7%
한계기업 진입 앞둔 취약기업 증가 비중도 높아져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외감기업 중 재무구조가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한계기업 비중이 15%를 넘기면서 통계작성을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채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을 뜻한다. 이중 코로나19 타격이 가장 심각한 숙박음식 업종의 한계기업 비중이 43.1%를 차지했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24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2020년 한계기업 현황 및 주요 특징’에 대해 점검한 결과, 분석대상 외감기업 2만2688곳 대비 한계기업 비중은 전년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15.3%를 기록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新)외감법 시행에 따라 분석대상 외감기업이 1년 전보다 807곳 줄어들면서 한계기업 수 자체는 3465곳으로 전년 대비 10곳 줄었지만 그 비중은 오히려 더 늘어난 것이다.

한계기업들이 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차임금도 124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조1000억원 증가했고, 외감기업 총차입금대비 비중도 15.6%로 전년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자료=한국은행
한계기업을 업종별로 나눠보면 기업수와 차입금 기준 모두 숙박음식업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은의 추산 결과 한계기업 중 숙박음식업의 기업 비중이 전년 대비 4.7%포인트 증가한 43.1%를 차지했고, 전체 차입금에서도 32.7%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뒤이어 조선(23.6%, 52.4%), 운수(22.6%, 41.7%) 등의 순서였다.

기업규모별 한계기업의 기업 수 및 차입금 기준 비중은 중소기업(16.2%, 21.4%)이 대기업(11.5%, 13.3%)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한계기업 수와 차입금 증감 면에서는 대기업(39곳, 5조6000억원 증가)이 중소기업(49곳 감소, 3조5000억원 증가)보다 더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계기업의 기업당 평균 차입금은 대기업이 1509억원, 중소기업 164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한계기업으로 신규 진입한 곳들은 차입금의존도 및 평균 차입비용이 높아진 가운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재무건전성도 나빠졌다. 특히 수익성, 단기유동성, 장기 지급능력 측면에서 비(非)한계기업에 비해 열악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한계기업의 영업이익률 중위값은 -7.4%를 기록, 비한계기업(4.1%)과 비교해 수익성 격차가 확대됐다. 한계기업의 유동비율(72.1%) 및 자기자본비율(19.9%)도 비한계기업(133.1%, 45.0%)에 비해 크게 낮아 유동성과 신용 위험에 취약한 상황이다.

한계기업으로 진입을 앞둔 취약기업도 급증했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취약상태의 지속기간이 1년 이상이면 취약기업, 3년 이상이면 한계기업, 4년 이상이면 장기존속 취약기업으로 분류한다. 지난해 중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취약기업(취약 지속기간 1~2년)의 비중(기업 수 19.9%, 차입금 20.4%)은 과거 5년 평균(16.6%, 16.8%)을 웃도는 수준이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영업손실 등으로 2020년중 처음 취약기업이된 기업의 비중(기업 수 14.8%, 차입금 13.7%)도 과거 5년평균(11.7%, 10.5%)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018년 이후 한계기업 비중이 증가세를 보이는 데다 대기업의 한계기업 진입이 증가하고 기업당 평균 차입금이 중소기업의 약 10배에 달하는 점 등에 비추어볼 때, 한계기업 차입금의 부실에 따른 금융기관 자산건전성 저하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지난해 한계기업 증가가 코로나19 영향이 크고 올해 중 1분기 말 기업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의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이 5.4%, 7.2%에 달하는 등 경기회복에 따른 개선세가 이어지면 한계기업 비중도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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