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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계좌이동제 실시…2.4조원 머니무브 시작된다

송이라 기자I 2016.07.17 12:00:03

은행·증권사, 판매전 2R 시작…수익률·사후관리 관건
옮기려는 금융회사 방문시 원스톱 처리
은행권 일임형 ISA 수익률 공개 후 본격화
"신탁형→일임형 수요 많을 듯…상황 지켜봐야"

그림=금융위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계좌 갈아타기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2조4600억원의 머니무브가 가능해졌다. 가입자들은 금융회사나 상품간 수익률 편차가 큰 만큼 어떤 금융회사로 갈아타는 게 좋을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다만 아직 상품이 출시된지 이제 막 3개월이 지난데다 글로벌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분간은 안전자산 위주로 자금을 운용하며 상황을 지켜보자는 수요가 지배적일 전망이다.

◇세제혜택·가입기간 유지한 채 계좌 갈아탄다

오는 18일부터 모든 ISA 가입자는 계좌이동을 할 수 있다. ISA 계좌에서 발생한 순익의 200~250만원까지 비과세되고 초과분은 9.9%의 저율과세를 하는 세제혜택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계좌를 갈아타도 기존 가입기간은 인정된다. 이에 따라 그간 여러 금융회사별로 상품을 비교하면서 자신에게 좀 더 유리한 상품을 보유한 금융회사로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계좌이동을 원하는 고객은 주민등록증 등 실명확인증표를 갖고 이전하려는 금융회사를 방문해야 한다. 대리인이 신청할 수는 없다. 기존 가입 금융회사와는 계좌이동 의사를 확인하는 통화 후 이전의사가 최종 확인되면 계좌 내 자산을 환매해 현금화해 이전하려는 금융회사 계좌로 이체된다. 이 때 자산별로 환매 가능시점이 달라져 이체시점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재 가입중인 금융회사 내에서 가입상품을 바꾸는 것도 가능해진다. 가입자는 현재 가입하고 있는 금융회사 영업점을 방문해 계좌이전 및 ISA 신규가입 신청을 하면 된다. 오는 9월부터는 일임형 ISA를 보유중인 금융회사에 한해 온라인으로도 계좌이동이 가능해진다.

유의해야할 점은 비용 발생 여부다. 기존 ISA 계좌 해지에 따른 패널티 성격의 수수료나 계좌이전 업무처리에 따른 보수 등은 원칙적으로 없다. 그러나 기존계좌에 편입된 자산의 종류에 따라 해당 자산을 환매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계좌이전은 모든 자산을 현금화를 시킨 후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주가연계증권(ELS)은 중도환매하면 수수료가 발생하고 대부분 펀드상품도 90일 이전에 환매하면 환매수수료를 내야 한다. 예금 역시 중도해지시 기존 약정이율보다 낮은 금리가 적용된다. 이에 자신이 가입한 상품별 해지시 비용발생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고 신중한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



◇일임형 강한 증권사에 기회…“유효고객 유치 본격화”

출시 석 달 만에 2조원 이상 가입자가 몰린 ISA의 본격적인 계좌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증권업계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입자수로는 은행에 압도적으로 뒤지지만 일임형 ISA의 공격적 운용으로 경쟁력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체 ISA 가입자 237만명 중 90%는 은행 가입자다. 가입금액은 은행이 70%를 차지하고 있고 증권에 30%에 불과하다. 한편 지난달 30일 공개된 증권사 일임형 ISA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32%로 연간으로 따지면 5.28% 수준이다. 특히 HMC투자증권이나 NH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3개월 동안 4~5%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사별 수익률 편차가 큰 만큼 일임형 ISA 고객들이 계좌 갈아타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 또 ISA 출시 초반 특판상품의 만기가 대개 3개월이었던 만큼 업계에서는 신탁형에서 일임형으로 이전하는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계좌이전을 앞두고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신규가입고객이나 계좌이전 고객, 추가납입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권을 지급하고 이중 추첨을 통해 황금열쇠와 이케아상품권 등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증권과 SK증권 등도 계좌이전을 대비해 마케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5년 만기 상품의 초반부인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계좌 갈아타기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분간은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되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가입자가 많을 것이란 얘기다. 전체 계좌의 70% 이상이 1만원 이하 소액계좌인 점과 은행권 일임형 ISA의 수익률이 아직 공개되기 전인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은행권 일임형 ISA 3개월 수익률은 이르면 이번 주중 공시할 예정이다. 성인모 금융투자협회 WM서비스 본부장은 “계좌이동의 실제 수요는 1만원짜리 계좌보다는 가입금이 어느정도 있는 고객일 것”이라며 “높은 수익률을 냈거나 사후관리를 잘해주는 진정성 있는 금융회사로의 이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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