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무릎 관절 질환은 추운 겨울철, 어르신에게 많이 생기는 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무릎 연골이 닳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겨울철에 많고 고령 여성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무릎 관절의 쿠션 격인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은 여름인 6~8월에 가장 많으며 20~30대 젊은 남성에 집중된다. 주로 격렬한 스포츠를 즐기다 다치는데, 찢어진 연골은 저절로 붙지 않아 수술로 가는 사례가 많다. 뜻하지 않은 무릎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운동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무릎 관절을 유연하게 해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릎 반월상연골판환자, 여름 > 봄 > 겨울 > 가을 순
날개병원이 지난 한 해 동안 무릎 반월상 연골판 파열을 진단받은 환자 353명을 월별로 분석해보니 6~8월 환자가 전체의 32%(112명)로 사계절 중 가장 많았다. 봄인 3~5월 환자는 31%(109명)이었으며 12~2월 겨울과 9~11월 가을은 각각 22%(80명), 15%(52명)에 그쳤다.
무릎 반월상 연골판 환자는 성별 연령별 차이가 뚜렸했다. 무려 85%가 20~30대젊은층이었다. 특히 특히 전체 환자의 77.6%(274명)가 젊은 남성으로 확인됐다. 환자 5명 중 4명이 20~30대 남성인 셈이다. 60대 이상 노년층은 전체의 2%에 불과했다.환자층을 성별로 분석해보면, 남성이 320명, 여성이 33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10배 가까이 많았다.
이태연 날개병원 원장은 “여름에 환자가 가장 많은 이유는 운동을 하거나 여름 휴가를 보내는 중에 무릎을 다칠 요소가 많기 때문”이라며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판은 갑작스런 충격이나 방향전환에 의해 파열되기 쉬운 조직으로 젊은 남성이 몸을 과격하게 움직이다 다치는 경우가 잦다”고 설명했다.
반월상 연골판이란 무릎 관절 안쪽과 바깥쪽에1개씩 위치하는 섬유성 연골이다. 생긴 모양이 C자 모양의 초승달을 닮아 반월상 연골판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대퇴골(넙적다리뼈)과 경골(정강이뼈) 사이에 끼어있는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 연골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동시에 관절로 전해지는 충격을 분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 관절이 비틀리거나 과도한 충격이 가해지면 손상될 수 있다. 급격한 방향 전환 동작이 많은 축구나 야구, 점프 후 착지 동작에서 무릎에 무리한 힘을 받게 되는 배구나 농구 등을 할 때 연골판이 찢어질 위험이 크다. 심한 충격이 가해질 때는 반월상 연골판과 함께 무릎의 십자인대, 측부인대 등을 함께 다치기도 한다.
여름철 반월상 연골판 파열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하기 전에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걷기, 자전거 등으로 하체 근력을 키워주면 무릎 관절에 가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구부정하게 굽히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연골판 파열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 가속화
이러한 주의에도 운동을 한 뒤에 무릎이 붓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있다면 반월상 연골판 파열을 의심해야 한다. 양반다리를 하기 힘들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더 아프다. 무릎을 누르면 아프고 걸을 때 삐끗하는 느낌이 나며 무릎을 구부리거나 폈을 때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도 많다. 증상이 있어도 아이스팩 찜질을 하거나 쉬면 호전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반월상 연골판 환자의 치료가 늦어지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반월상 연골판은 혈관이 없는 조직이어서 한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낫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손상 정도가 더 심해진다. 찢어진 연골판 조각으로 인해 이물감, 휘청거림, 갑자기 움직이지 않게 되는 ‘무릎 잠김(knee locking)’ 등이 일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 반월상 연골판이 제 기능을 잃게 되면 뼈와 뼈가 맞닿는 충격이 고스란히 관절에 전해져 연골이 닳고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약물이나 물리 치료가 가능하지만 손상이 심하면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은 관절내시경으로 환부를 직접 보면서 찢어진 연골을 다듬거나 봉합하는 방식이다. 초중기 환자에게는 줄기세포 치료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