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현대건설 MOU 체결 시기 2~3일 연기"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현대건설(000720) 채권단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그룹과 양해각서(MOU) 체결 시기를 최대 3일간 늦출 방침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22일 "당초 23일로 예정된 MOU체결 시기를 2~3일 늦추는 방안을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MOU 체결 연기가 시장에서 제기된 현대그룹의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 자금 조달 의혹 등을 면밀히 검증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본입찰 당시 현대건설 인수 대금 5조 5100억원 가운데 1조2000원을 현대상선의 프랑스 현지법인 명의로 예치된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 예금으로 조달하겠다고 채권단에 제시했다. 그러나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의 총 자산이 예치금 규모에 비해 현저치 적은 33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자금 성격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정책금융공사와 우리은행 등 다른 채권단들이 현대그룹의 자금문제를 검증할 시간을 갖자고 외환은행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시장에 의혹이 제기됐으니 이러한 부분을 해소하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고 외환은행에 (자금문제에 대해) 검증을 하자고 요청해 놓고 있다"며 "MOU체결 시기는 2~3일 정도 연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단 일각에서는 자금문제 검증 때문이 아니라 실무적인 협상 과정에서 MOU체결 시기가 연기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MOU 체결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통보(17일)후 5영업일 내에 하는 것이 원칙이나 최대 3영업일까지 연장 가능하다"며 "자금 조달 문제에 대한 검증 때문이 아니라 실무적인 이유로 체결 시기가 늦춰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