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 제2의 러·우 전쟁 되나…고유가·고용불안에 연준도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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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03.09 07:37:40

iM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 충격을 넘어 장기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미국 고용시장 둔화 조짐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경제가 다시 한 번 ‘전쟁발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압력에 동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에서 이번 이란 사태가 자칫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표=iM증권)
박 연구원은 우선 국제유가 급등을 가장 직접적인 경고 신호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5.63% 급등하며 1983년 이후 선물거래 사상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가 걸프 지역 원유 생산 차질 우려를 키우면서, 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공급망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과 이란 모두 사태 해결을 위한 뚜렷한 출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2022년 러·우 전쟁 초기와 유사하다고 봤다. 당시에도 전쟁 장기화가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웠고, 결국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이어지며 주요국 경기를 침체 직전까지 몰아넣은 바 있다.

이번에도 유가와 달러, 국채금리, 신용스프레드 등 주요 가격지표 흐름이 당시와 비슷한 경로를 따라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란 사태 이후 코스피와 S&P500 흐름, WTI, 달러-원 환율,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신용스프레드 등이 러·우 전쟁 당시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제시됐다.

문제는 이번 충격이 미국 통화정책까지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탓에 연준이 선뜻 조기 금리인하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이란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연준이 경기 둔화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물가 부담 때문에 정책 여력을 충분히 쓰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특히 금융시장 내 신용위험 확산 가능성을 주목했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 사모대출 시장을 중심으로 자금 이탈이나 부실 확대가 나타날 수 있고, 이는 은행업종과 관련 금융자산 가격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은행업 ETF와 BDC ETF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사모대출 관련 기업 주가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곧바로 ‘제2의 러·우 전쟁’으로 굳어질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판단했다. 고유가 현실화로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 부담을 크게 안게 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 장기화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번 주가 이란 사태 장기화 여부를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미국 또는 이란이 사태 해결을 위한 출구 전략을 내놓을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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