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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진술 번복을 넘어 특검팀은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물증을 확보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김 여사 재판에서 공개된 2012년 10월경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대표적이다.
공개된 메시지에 따르면 이씨는 김 여사에게 “난 진심으로 네가 걱정돼서 할 말 못 할 말 못 하는데 내 이름을 다 노출하면 뭐가 되냐.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다”고 보냈다. 이에 김 여사는 “내가 더 비밀 지키고 싶은 사람이야 오히려”라고 답했다. 특검팀은 이 대화가 두 사람이 주가조작 범행을 공유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정황으로 보고 있다.
김 여사 측 변호인단은 이씨의 진술이 ‘추측’에 불과하다고 강력히 맞서고 있다. 쟁점은 이씨가 맡았던 ‘역할’과 그가 진술한 ‘거래’의 시점 차이다.
이씨는 1차 작전 시기인 2009년 12월부터 2010년 9월까지 김 여사의 DB증권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가 특검에서 ‘김 여사가 알았을 것’이라고 지목한 거래는 2010년 10월 이후인 2차 작전 시기의 대신증권·미래에셋증권 거래, 일명 ‘7초 매매’다.
변호인단은 “이씨가 직접 관리하지 않은 2차 작전 시기의 거래에 대해, 다른 주포가 한 일을 추정적으로 짐작해 진술하고 있다”며 증거 능력을 문제 삼고 있다. 또한 이씨가 다른 공범을 속이고 단타 매매 후 잠적했던 전력을 들어 “주가조작 일당과 이해관계가 달라 공범이 될 수 없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
특검팀은 이씨의 진술 변화뿐만 아니라, 검찰이 과거 이씨를 기소하지 않은 경위 자체를 수사 선상에 올렸다.
이씨는 2021년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뒤 잠적했다가 2022년 소재가 파악됐으나, 검찰은 별다른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결국 작년 10월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하면서 수사는 사실상 종결됐다. 재판부조차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수사 재개 후에도 이씨를 기소하지 않고 방치한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을 정도다.
법조계에서는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이라는 정치적 상황이 이씨의 진술과 검찰 처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검팀은 이씨가 정권 교체 후 태도를 바꾼 점에 주목하며, 당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김 여사를 보호하기 위한 ‘봐주기 수사’의 일환이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