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 놓칠라" 엔비디아 실적에 주가 400조원 출렁…삼성전자 시총급

이소현 기자I 2024.08.28 09:58:02

엔비디아 2분기 실적발표 D-1
美 트레이더들 주가 9.8% 변동 예상
"엔비디아, 美 증시 떠받치는 아틀라스"
주식 상승 가능성 베팅…'포모' 현상 강해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인공지능(AI)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실적발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실적발표 이후 주가에 3000억 달러(약 399조원) 이상의 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사진=AFP)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주식 옵션과 관련된 분석을 제공하는 오라츠(ORATS)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 주식시장 옵션 트레이더들이 엔비디아 실적 발표 다음 날 주가가 약 9.8%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3년 동안의 평균 변동률보다 높다. 오라츠는 같은 기간 동안 평균 실적 발표 후 주가 움직임인 8.1%를 크게 웃도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약 3조1100억 달러임을 감안할 때 주가가 9.8% 움직이면 이는 약 3050억 달러 규모에 해당한다. 이는 역사상 어떤 회사에서도 나오지 않은 가장 큰 실적 변동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세계적 금융 시장 인프라 제공업체인 LSEG 데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주식 예상 변동 규모가 미국의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S&P 500 구성 기업의 95% 이상의 시가총액을 뛰어넘는다. 넷플릭스(약 2986억 달러)와 머크(약 2937억 달러)와 같은 대형 기업들의 시가총액도 초과할 수 있다. 국내 기업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005930) 약 453조원에 소폭 못 미친다.

AI 반도체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위상은 높다. 엔비디아는 2022년 말 오픈AI가 출시한 생성형 AI ‘챗GPT’로 입지가 견고해졌다. 너도나도 생성형 AI 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거대언어모델(LLM)을 구동하는 데 필요한 엔비디아의 칩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이에 엔비디아의 주가는 올해 초부터 약 150% 상승했으며, 이는 S&P 500의 연초 대비 18% 상승분의 약 25%를 차지할 정도로 미 국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엔비디아 자체만으로도 S&P 500의 전반적인 수익성에 큰 기여를 했다”며 “엔비디아는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아틀라스”라고 평가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인인 아틀라스는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신으로 엔비디아가 마치 신화 속 아틀라스처럼 S&P 500 지수, 나아가 전체 시장의 수익성을 떠받치고 있다는 얘기다.

옵션 가격을 보면 트레이더들은 큰 폭의 하락으로 손해를 보는 것보다 엔비디아의 큰 상승을 놓치는 것을 더 우려하고 있다. 서스퀘하나 파이낸셜의 분석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실적발표 다음 날까지 주가가 20% 이상 상승할 확률을 7%로 평가하고 있으며, 20% 이상 하락할 확률은 4%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기업의 실적 발표 전에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주가 하락에 대비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헤지를 원하고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 한다”며 “그러나 엔비디아의 경우 주가가 하락할 것을 걱정하기보다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 그 기회를 놓칠까 봐 두려워하는 ‘포모(FOMO)’ 현상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옵션 트레이더들이 엔비디아 주가에 대해 큰 움직임을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 회사 주식이 얼마나 변동성이 컸는지와 관련이 있다. 로이터는 트레이드 얼러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엔비디아의 주식의 30일 평균 역사적 변동성은 다른 1조 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을 가진 기업들보다 약 2배 높았다고 전했다.

엔비디아의 주식과 옵션거래가 AI와 같은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와 불확실성, 높은 시장 관심도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다. 미 금융회사인 서스크해나 금융그룹의 크리스토퍼 제이컵슨 전략가는 “주식의 움직임이 옵션 가격에 반영되며, AI 기술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낙관이 엔비디아 주식의 시장 반응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