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차기 정부 경제 수장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현재 당면한 현안에 대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먼저 치솟는 물가상황 안정화가 시급한 과제로 거론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1% 상승하며 10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면서 주요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도 예고된 상황이다. 그러나 빠른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경우 현재 위축된 경기가 더 침체되면서 물가는 잡지만 성장은 잃게 된다. 실제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 후반으로 낮추고 있다.
추 내정자는 이날 인선 발표 이후 기자회견에서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아 국내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성장률이 둔화되는 양상”이라며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하면 경제장관들이 원팀이 돼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당선인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한 ‘최대 50조원’ 추가경정예산(추경) 방침을 밝히면서 경제 과제가 추경 재원을 마련을 위해 돈도 풀면서 물가까지 잡아야 하는 고차방정식이 됐다. 지난해 세계잉여금과 예비비, 공공자금관리기금 여유자금을 다 합쳐도 마련할 수 있는 재원은 약 8조원에 불과하다.
인수위는 올해 예산 중 의무지출을 제외한 재량지출 300조원의 10%를 깎아서 최대한 적자 국채 발행 없이 추경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300조원에는 공무원 인건비 약 40조원과 청년 일자리 사업, 국방비 등이 포함돼 있어 쉽게 자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재정건전성 제고·민간 중심 혁신…‘중장기 과제’도 산적
중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과정에서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지난 2월 올해 첫 추경을 편성하면서 올해 국가채무는 11조3000억원 늘어난 1075조7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차기 정부가 추경을 위해 국채를 발행할 경우 국가채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재정준칙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재부는 지난 202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한도를 60%로 설정하고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GDP의 3%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 재정준칙 도입에 나섰지만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추 내정자가 지난해 국가채무비율 45%를 재정준칙으로 삼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만큼, 차기 정부에서 더 엄격한 기준의 재정준칙 도입 가능성이 나온다.
저성장 극복을 위한 민간 주도 성장으로의 구조 변환도 중장기 과제로 추진될 예정이다. 앞서 인수위는 지난달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재부 업무보고에서 최근 저성장 기조와 관련해 민간 중심으로의 혁신성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문재인 정부에서의 ‘소득주도성장’에서 민간 중심의 혁신 경제로 정책 방향이 바뀔 전망이다.
경제 성장 회복을 위한 규제 개선으로 재계에서는 법인세와 상속세 등 감세 등을 요구한다. 추 내정자도 지난 2020년 기업의 투자 활성화와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법인세 과표구간을 축소하고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새 정부가 노동정책 변화를 예고한 만큼, 최저임금제와 주52시간 근무 등 노동구조 변화 역시 대대적인 수술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