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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도가야’는 호쿠사이가 제작한 대표적인 우키요에 연작 시리즈인 ‘후가쿠산쥬롯케이’ 중 하나다. 도카이도에 있는 호도가야 역참에서 본 후지산의 모습을 묘사했다. ‘후가쿠’는 후지산의 별칭으로, 호쿠사이는 일본 각지에서 보이는 후지산(의 모습을 46장의 연작으로 제작했다.
‘호도가야’는 유럽 인상파를 대표하는 화가인 모네(Claude Monet, 1840~1926)의 ‘포플러 나무’(Poplars) 연작에 영향을 준 작품으로 유명하다. ‘호도가야’의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후지산의 모습은 ‘사물 사이 그 너머로 보이는 모습’이라는 그때까지 서양에서는 그리지 않았던 풍경이었다.
모네는 이처럼 허를 찌르는 구도와 산뜻한 색면 구성, 반복되는 모티브 등 우키요에의 참신한 구도를 자신의 작품에 응용했다. 19세기 후반 유럽에서 유행한 자포니즘(Japonism, 일본 취미)이 서양 인상파 화가에게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이다.
이번 정기교체에서는 에도 시대(1603~1868)의 놀이 문화를 보여주는 병풍 ‘저내유락도’도 선보인다. 17세기 에도 시대 사람들은 쌍륙, 장기, 가루타 등 게임뿐만이 아니라 다도, 서예, 춤, 음악 연주 등 실내에서도 굉장히 다양한 ‘놀이’를 즐겼다. 특히 지금의 사우나와 같이 뜨거운 증기에 목욕을 하는 에도 시대 공중목욕탕도 있다.
에도 시대 때의 번화가이자 현재도 관광 명소인 도쿄 아사쿠사 센소지 일대의 모습과 풍속을 묘사한 ‘에도명소도권’ 상권도 구입 후 최초 공개한다.
이밖에도 에도 막부의 전속 화가 집단이었던 가노파의 작품으로,고위 무사 저택의 실내를 장식했던 병풍인 ‘사계화조도’와 17세기 일본에서 직접 생산한 대표적인 찻잔인 ‘구로오리베’ 다완도 선보인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국 도로망의 확충에 따른 여행의 유행, 인쇄 문화의 발달, 경제 발전에 따른 서민문화의 개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다채로웠던 일본 에도 시대 사회상을 세계문화관 일본실에서 만나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상설전시관 세계문화관 일본실은 연중 무료 관람이다. 전시는 9월 3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