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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한반도 주변 4강은 아니지만 유엔(UN)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EU의 주도국이라는 점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특히 유럽사회는 그동안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평화적 해결의 원칙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본격화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확실한 우군이 될 수 있다.
◇文대통령 “프랑스에서도 촛불 많이 드셨죠? 고마움 잊지 않을 것”
문 대통령은 13∼16일 프랑스 국빈방문 첫 공식일정으로 동포간담회를 선택했다. 문 대통령은 현지시간 13일 오후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뒤 곧바로 메종드 라 뮤투알리테 극장으로 이동해 200여명의 동포들과 만났다. 뮤투알리테 극장은 과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도했던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의 첫 출발을 알린 유서깊은 장소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만찬간담회 격려사에서 프랑스 대혁명과 대한민국 촛불혁명의 유사성을 거론하면서 경제, 문화, 인적교류 등을 아우르는 제반 분야에서 프랑스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국과 프랑스는 혁명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온 빛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18세기 프랑스 대혁명은 인류의 마음속에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을 새겨 넣었다”며 “21세기 우리의 촛불혁명은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냈고 위기에 빠진 세계의 민주주의에 희망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여러분도 프랑스에서 촛불 많이 드셨죠?”라고 물었고 이날 행사에 참석한 동포들은 은 일제히 “네”라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그 고마움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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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외교행보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 중 하나는 해당국이 보유한 세계적 문화자산을 적극 칭찬하는 것이다. 이는 까다롭고 민감한 현안을 앞세우기보다는 문화를 내세운 ‘소프트 외교’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지난 6월 러시아 국빈방문 당시 톨스토이 등 러시아 문학의 거장을 인용하거나 지난 7월 인도 국빈방문 당시 요가, 볼리우드, 카레 등을 강조한 게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동포간담회에서 한국과 프랑스의 공통점으로 “서로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마음도 비슷하다”며 프랑스 문화의 자부심에 대한 우리의 애정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고흐와 모네와 르누아르의 그림, 드뷔시의 음악을 좋아한다.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는 우리 마음속에 소중한 추억을 담아주었다”고 프랑스 문화를 격찬했다. 아울러 지난 2006년 이후 매년 파리 현지에서의 ‘한국영화제’ 개최, 파리 대학생들의 한글 교육열기, 내년 중 ‘파리코리아센터’ 개원 등을 언급하면서 양국간 우호증진을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현지시간 14일 오후 열리는 한불 우정콘서트에 방탄소년단(BTS)의 참석 사실을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文대통령 15일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평화의 한반도 곧 올 것” 낙관
문 대통령은 프랑스 국빈방문 셋째날인 15일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미래 성장방안은 물론 기후변화와 환경, 테러, 인권 등 국제사회가 당면한 주요 문제들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프랑스의 지지에 사의를 표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동포간담회에서 “한반도 평화가 곧 우리 앞에 올 것이라고 저는 자신한다”고 낙관했다. 특히 지난달 중순 평양 방문의 최대 하이라이트였던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연설한 것과 관련해 “남북관계가 그만큼 빠르게 발전했고 신뢰가 쌓였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남북이 수시로 오고갈 수 있도록 정상회담의 제도화, 정례화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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