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美전선에 중-러 밀착할까…양제츠 中 정치국원, 러시아 방문

김인경 기자I 2018.08.14 09:14:50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에 함께 대항하기 위해 손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14일부터 17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해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다.

양 정치국원의 이번 방문은 중국과 러시아 모두 미국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반미동맹의 강화라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 앞에서 두 나라가 거리감을 좁히며 한 배에 탔다는 인식을 강화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하자 이에 ‘피하지 않고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은 대(對)중 무역 적자와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 역시 같은 규모의 미국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며 맞불을 놓았다. 이어 오는 23일부터 미국은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중국 역시 선별적 관세로 이에 맞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도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은 영국에 망명 중이던 러시아 출신 전직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한 쇼핑몰 벤치에서 지난 3월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점을 이유로 러시아에 광범위한 제재를 선언했다. 해당 사건의 배후를 러시아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제재로 루블화 가치가 폭락했고 러시아가 경제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자 인접국인 중국과 손을 잡고 미국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국방 예산을 증액하고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두 나라는 군사적 측면에서도 반미동맹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알렉스 가부예프 카네기연구소 모스크바센터 선임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는 중앙아시아,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 북한 등에서 이해관계가 갈수록 일치하고 있다”며 “미국의 압박에 직면한 두 나라는 군사와 경제 측면에서 상호 지원과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