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주주대표소송’, 코리아 디스카운트 흔드나[위클리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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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의 기자I 2026.01.31 12:02:03

방치됐던 국민연금 ''주주대표소송'' 제도 ''꿈틀''
2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서 소송 기준 논의
상법 개정 타고 시장 변화 촉진
전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긍정적"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국민연금이 주주대표소송 추진을 검토하면서 주주권 행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상법 개정 이후 주주 권익 보호를 강조하는 자본시장 분위기가 국민연금의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주주대표소송 제도 활성화가 바뀌기 시작한 주식시장 환경과 맞물려, 자본시장 전반의 주주권익 인식 변화를 한층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1일 이데일리 취재 및 투자은행(IB) 업계를 종합하면 국민연금은 내달 말 열릴 2026년도 제 2차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주주대표소송 가이드라인을 점검한다. 주주대표소송을 추진하기 전 기금위 테이블에 올려 사전 정비에 들어간 셈이다. 소송 제기 기준을 확립하면 본격적으로 주주가치 훼손 기업을 상대로 문제제기에 나설 가능성 높아진 상황이다. 관련 기사 ☞[only 이데일리]이사에 책임 묻는다…국민연금 '주주대표소송' 시동

국민연금의 주주대표소송 제도는 이미 지난 2019년에 도입됐다. 수탁자책임활동 지침에 주주대표소송 제기 기준을 마련했고, 지난 2020년의 추가 개정 상법을 바탕으로 2023년에는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 근거 기준까지 도입했다. 이미 6~7년 전부터 소송이 가능했음에도, 실제로는 정치적 논란과 기업계 반발을 의식해 한 번도 추진되지 못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사진=국민연금 제공)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사실상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방치할 수밖에 없었던 주주대표소송 제도를 다시 꺼내 들 수 있었던 배경으로 최근 상법 개정을 비롯한 제도 환경 변화를 꼽는다.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의 충실의무 범위가 명확해지고, 주주가 이사회와 경영진의 책임을 직접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주주권 보호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대주주나 경영진의 의사결정으로 기업 가치가 훼손돼도 이를 실질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었다. 배당 정책이나 자사주 활용, 지배구조 문제는 기업의 자율적 판단에 따를 문제로 여겨졌고, 소액주주가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장치는 미비한 실정이었다.

그러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중복상장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하고, 상법 개정까지 맞물려 주주권 침해가 발생했을 때 이를 결정한 경영진의 책임으로 연결할 수 있는 제도적 경로가 열렸다는 평가다. 이사의 책임과 대주주 중심 의사결정에 대한 '실효성 있는' 문제제기가 가능해지고, 주주권 보호가 선언적 가치가 아니라 자본시장에서 평가받는 실질적 기준이 되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상법 개정을 포함해 자본시장 불공정과 주주 피해 문제가 주요 정책 과제로 다뤄지는 분위기가 한몫 한다는 평가다. 이처럼 '사뭇' 달라진 환경 속에서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기존처럼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기는 어려워졌고, 스튜어드십코드 강화를 위해 주주대표소송을 추진할 동력을 얻은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움직임과 시장 변화가 서로 맞물려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 주주권익 강화 기조 속에서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할 수록 상법 개정 이후 국내 자본시장 체질개선을 더욱 가속화 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대표소송 카드를 꺼내든 국민연금의 움직임은 상법 개정으로 마련된 제도적 틀이 실제 작동하기 시작한, 긍정적인 신호라고 본다”며 “주주가치를 훼손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인식이 쌓일수록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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