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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성장도 중요…죄책감 없이 일할 수 있어야"[2025 W페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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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25.10.17 06:10:00

장서정 자란다 창업자 인터뷰
여성 경단 위기 ''초1'' 돌봄 공백 착안
미술·체육·과학 등 방문 교사 매칭
"근무 형태 다양화해 돌봄 분담해야"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양보할 만큼 이 일이 가치 있을까?”

어린 아이를 떼어 놓고 일터로 향하는 워킹맘이라면 수없이 되뇌는 질문일 것이다. 두 아이를 키우며 대기업을 다니다 돌봄 공백을 느껴 유아동 교육·돌봄 플랫폼 ‘자란다’를 설립한 장서정 창업자도 그랬다. 자란다는 ‘이모님’으로 불리는 베이비시터 뿐 아니라 미술·체육·과학 등 다양한 방문 프로그램 선생님을 학부모와 연결해준다.

장서정 자란다 창업자. (사진=자란다)
장 창업자는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아이가 부모와 떨어져 있더라도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부모는 죄책감 없이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며 “아이의 성장만큼 부모의 성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6년 자란다를 설립해 운영하다 지난해 대표직에서 물러난 그는 ‘호모퀘스천스:세상에 질문하라’를 주제로 열리는 올해 W페스타에 ‘새로운 시대, 새로운 질문’ 코너의 패널로 나선다.

장 창업자는 아이가 자랄수록 돌봄보다는 놀이나 대화상대를 더 필요로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하교 시간이 앞당겨지는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전후는 여성의 경력 단절이 급증하는 시기로 꼽힌다. 아이들이 하교 후 집에 가지 않고 연속으로 학원을 도는 이른바 ‘학원 뺑뺑이’ 또는 조부모님이나 베이비시터 손에 맡기는 선택지 뿐이어서다. 자란다는 아이의 특성에 맞춰 필요한 놀이와 배움을 제공하는 방문교사를 학부모와 연결해준다.

창업 과정에서 워킹맘이라는 정체성은 강점이자 약점이었다. 워킹맘으로서 느낀 돌봄 공백에서 시작한 사업이었기 때문에 부모의 요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육아와 회사경영을 병행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도 있었다. 장 창업자는 “워킹맘이라는 정체성을 숨기기보다 전면에 드러내고, 오히려 일하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녹록지 않은 환경이 자란다에게 기회라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장 창업자는 “출산 전에는 연봉과 커리어, 전문성에 집중했지만 아이를 낳고 나니 삶의 기준이 완전 바뀌었다”며 “아이와 함께할 시간을 줄여가면서까지 몰입할 수 있는 일인지, 이 방향이 정말 내가 바라는 변화에 다가가고 있는지 질문에 답이 나오지 않으면 선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없게 되는 순간, 마음 속 화력은 금세 빛을 잃게 된다”고 부연했다.

워킹맘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장 창업자는 저출산 해결에도 관심이 깊다. 그는 “저출산의 본질적 원인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개인의 희생으로만 여겨지는 구조”라며 “보육·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해 부모가 죄책감 없이 일할 수 있게 하고, 근무 형태를 다양화해 돌봄 시간을 분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이 활약하는 시대, 아이들을 어떤 리더십을 갖도록 키워야 할까. 장 창업자는 “AI가 단순 지식은 더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창의적·비판적 사고와 맥락을 읽는 능력”이라며 “미래형 리더십은 정답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관점을 연결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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