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에 2.5㎝ 집게벌레가 꿈틀… 항의하자 진상 취급”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경기 수원시의 한 대형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판매한 햄버거에서 2.5㎝ 길이의 살아 있는 벌레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권선구청은 19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해당 매장에 시정명령 고지서를 발송했다고 전했다.

경기 수원시의 한 대형 패스트푸드 매장 햄버거에서 나온 집게벌레 (사진=연합뉴스)

권선구청에 따르면 20대 여성 A씨는 이달 초 집 근처 평소 즐겨 먹던 햄버거 매장에서 햄버거를 배달시켜 먹던 중 2.5㎝ 길이의 집게벌레를 발견했다. 벌레는 소스로 뒤덮인 양상추와 토마토 사이에서 꿈틀대고 있었다.

이에 놀란 A씨는 곧장 매장에 항의했지만 매장 측은 “그럴 리 없다”며 A씨를 도리어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 취급을 했다. 매장 측 태도에 화가 난 A씨는 식품의약품 안전처 사이트를 통해 해당 사실을 신고했다.

식약처로부터 사건을 배정받은 권선구청은 신고 후 열흘가량 지난 15일 햄버거에서 벌레가 나왔음을 인정하는 확인서를 작성해 관련 부서에 공유했다.

권선구청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직접 매장에 방문해 해당 사실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A씨의 신고 내용과 증거 사진들을 바탕으로 햄버거 안에 벌레가 나왔음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벌레가 어떻게 햄버거에 들어가게 됐는지 밝히기는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구청 관계자는 해당 매장에 관련 사실을 통보하고 2주간의 사전의견 제출 기간을 준 뒤 이의가 없으면 12월 초 시정명령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A씨가 증거로 제출한 햄버거 속 집게벌레는 화장실이나 주방 하수구에서 많이 나오며 썩은 물질을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매장은 평소 위생등급 우수 매장으로 꼽혔으며, 식약처의 현장 조사에서도 위생 규정 위반사항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매장 직원이 햄버거 제조 과정에서 벌레가 들어갈 수 없다고 우겨 화가 많이 났다”라면서 “벌레가 나온 날 먹은 걸 다 토하고 트라우마가 생겨 햄버거를 다시는 먹기 힘든 상태가 됐다”라고 언론에 전했다.

이어 그는 “벌레가 소스에 범벅된 상태에서도 다리를 움직이며 살아 있었지만, 너무 놀라 동영상을 촬영하지 못하고 사진만 여러 장 찍었다. 햄버거와 벌레를 지퍼백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매장 측은 “이물질 신고가 들어오면 담당자가 즉각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전문 기관에 의뢰해 철저한 확인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