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이른바 ‘샤이 트럼프’(숨은 트럼프 지지층)에 맞서, 이번 11월3일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지지자 중 숨어 있는 바이든 지지자인 소위 ‘히든 바이든’이 대선 판도를 바꿀 최대 변수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히든 바이든’이 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장지대)’ 주(州)뿐 아니라 아이오와·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 등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싹쓸이 한 ‘경합주’에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히든 바이든은 정확히 4년 전 ‘샤이 트럼프’와 반대되는 현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대응 등에 실망한 보수셩향 유권자들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은 상당 기간 공화당 지지자로 살아온 만큼 드러내놓고 바이든을 지지하지는 못한다.
조지 W. 부시(아버지) 행정부 당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토니 프라토는 더 힐에 “그 사람들(히든 바이든)은 나에게 이걸 숨기는데, 그건 내가 어떻게 느낄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공화당 지지자 중 바이든을 지지한다는 것을 숨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플로리다 주에 거주하는 한 공화당 지지자는 이 매체에 “내가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라곤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건 내가 아니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이게 유일한 선택지”라고 했다.
그렇다고 샤이 트럼프의 위력은 간과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2016년 트럼프의 승리를 맞춘 몇 안 되는 여론조사기관인 트라팔가그룹과 라스무센은 이번에도 트럼프의 재선을 점치며 그 이유로 ‘샤이 트럼프’의 위력를 꼽았다.
트라팔카그룹의 수석 조사위원인 로버트 카할리는 폭스뉴스에 “대통령이 최소 270명 후반을 얻을 것”이라며 “숨은 표가 얼마나 많은지에 따라 더 크게 올라갈 수 있다”고 폭스뉴스에서 주장했다.
크리스토스 마크리디스 미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공화당 소속 선거분석 전문가 조너선 야쿠보스키는 같은 날 더 힐에 공동 기고한 ‘여론조사를 믿지 말라, 트럼프가 승리한다’는 글을 통해 △조사 당시 질문의 톤(tone) △표본 지역과 인구 특성 등 변수 △조사 시점과 해당 시기의 뉴스 영향 등 3가지 이유를 꼽으며 현 여론조사 수치가 부정확할 수 있다고 썼다.
물론 이에 대한 반박도 거세다. 2016년 망신을 당한 여론조사기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고졸 이하 백인’에 대한 반영 비율을 높여 ‘샤이 트럼프’를 대부분 노출시킴으로써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간 괴리를 줄였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과거 선거 때 백인의 경우 교육수준에 따른 지지후보 양극화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런 현상이 생겼다는 맹점을 보완한 것”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