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과거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이후 경제 관련 광폭 행보를 보였다. 이번에도 경제난 극복을 위한 공개 활동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 대응을 계기로 남북 협력에 속도를 내는가 하면, 미국 대선 국면에서의 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식 비료공장 찾아…식량난 해결 의지
김 위원장은 전날인 2일 북한 매체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달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를 끝으로 20일 만의 공개행보다. 같은 달 15일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현장에 불참하면서 그에 대한 신변이상설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이 태양절 참배를 하지 않은 것은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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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문을 두고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의 민생문제에 보다 집중하고 경제행보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비료의 질은 농업 생산량과 직결된다. 그러나 북한은 장기화한 대북제재로 화학비료 수입이 어려운 데다 가축 수가 한정된 탓에 가축 분뇨를 원료로 한 퇴비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우려로 일찌감치 국경을 봉쇄하면서 식량 수급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비료공장 완공 선언은 북한 주민들 입장에서 적잖은 심리적 위로가 될 수 있다.
◇2014년 신변이상설 때도 공개활동 집중
김 위원장은 외부에서 제기된 건강이상설을 불식하기 위해 향후 공개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집권 이후 20일 이상 공개 행보를 하지 않은 것은 이번을 포함해 총 여섯 번이다.
그러나 건강이상설과 맞물려 장기 잠적한 것은 발목 수술을 받은 2014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41일간의 잠행을 끝낸 뒤 10월 14일 위성과학자주택지구 및 국가과학원 자연에너지연구소를 시찰한 것을 시작으로 12월 31일까지 이틀에 한 번 꼴로 40차례 공개활동에 나섰다. 그가 건강에 이상이 없음을 집중적인 공개활동으로 과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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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은 경제 행보로는 거의 5개월 만으로 농업을 중시하는 정면돌파전과 연관성이 크다”면서 “(공개된 김 위원장)사진을 보면 건강이나 코로나19에 큰 문제가 없어보여 활동이 계속되리라 본다”고 했다.
◇김정은 복귀, 남북·북미 관계 전환점 될까
이와 함께 건강이상설을 잠재우기 위해 남북 관계 개선에도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아 △코로나19에 대한 남북 공동대처 △남북철도 연결 △실향민 상호방문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일 “해당 제안들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아직 없다”면서도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측의 호응이 있으면 문 대통령의 제안을 언제든지 시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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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 트윗글을 올리기 50여분 전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악수하는 장면이 담긴 59초 분량의 재선 캠프 홍보 동영상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이 영상에서 외국 정상이 등장하는 것은 김 위원장이 유일하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외교 성과로 홍보해 온 그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메시지는 김 위원장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를 통해 북한의 추가 도발 등 궤도이탈 가능성을 차단하고 대선 국면에서 상황 관리를 하려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 신변 관련 의혹을 제기한 태영호 통합당·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른바 대북 소식통 보다는 한국 정보당국을 신뢰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는 등의 보도에 대해서도 “수술을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를 판단하는 근거는 있지만, 이를 밝히기는 어렵다”며 “수술 뿐 아니라 간단한 시술도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