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개위는 이날 삼성전자(005930), LG전자, 팬택,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제조3사와 통신3사 임원을 불러 사업자별 입장을 들으려했지만,LG전자는 불참했다. 이에 따라 미래부, 방통위, 산업부, 기재부, 법제처 등 관계부처 실국장 및 과장들과 5개 업체 관계자만 참석했다.
LG전자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단말기 보조금을 제조사 장려금과 통신사 보조금을 나눠 알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분리공시’ 도입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낸 바 있다. 팬택과 함께 찬성의견을 냈던 것이다. 하지만 이날 규개위 회의에는 불참했다.
국내 단말기 시장에서 후발 업체인 두 회사가 찬성 의견을 낸 것은 단말기 보조금이 투명하게 공개되면, 시장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출시된지 오래된 폰에 장려금을 집중하면 후발업체들이 신제품을 내놓아도 경쟁이 어렵다는 판단때문이다. 시장 경쟁의 룰이 바뀌어야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LG전자가 주무부처에는 단말기유통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분리공시 찬성의견을 냈지만, 삼성전자가 계속 적극 반대하는 상황에서 같은 제조업체로서 규개위 회의까지 와서 직접반대 진술을 하기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추천 위원인 방통위 김재홍 상임위원은 “삼성전자 외에 LG전자, 팬택, 이통3사, 녹색소비자연대 등 시민단체 등 모두 ‘분리공시’에 찬성하는데, 정부 내에서 여야 추천위원이 수차례 협의하고 사업자 청문을 거쳐 결정한 사항을 바꾸면 방통위의 존재의미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법 위임범위를 벗어난다는 게 규개위 의견이라면, 법을 개정해 삼성전자도 단말기에 쓰는 보조금을 공시토록(국민에게 알리도록)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규개위 회의는 규개위 사무국이 만든 검토보고서의 원안대로 의결됐으며, 이례적으로 법제처의 고시 심사 결과 보고서가 규개위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계자는 “고시를 제정하는데 법제처에서 의견을 내는 것은 의무화돼 있지 않지만, 규개위에서 요청해 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