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평소 손, 발에 땀이 많던 고등학생 A군(16)은 최근 기말고사를 치르며 당황했다. 시험으로 인한 긴장과 스트레스로 심해졌다고 생각했으나 땀으로 답안지가 번졌기 때문이다.
손발에 땀이 많은 것을 ‘다한증’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질환은 치료를 해도 자주 재발하며 수술을 하면 치료부위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 땀이 많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 발생을 한다.
이같은 다한증에 ‘단기입원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임상결과가 나왔다.
경희대학교한방병원 다한증클리닉은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입원한 수족다한증 소아및 청소년 11명을 치료한 결과 좋은 효과를 보였다고 27일 밝혔다.
환자의 분포는 9~18세 사이로 평균연령은 15.2세(남자 7명/여자 4명)였고 64.6%에게 가족력이 존재했다. 입원치료 후, 1명을 제외한 10명의 환자인 90.9%가 손과 발에서 땀이 나는 정도가 낮아졌고 하루 중 땀이 나는 빈도수 줄어들었다.
퇴원한 환자 중 6명은 30일에서 45일 사이로 내원을 하고 있고 이 중 83.3%는 치료효과가 지속됐다. 개인적인 사유로 내원하지 않는 5명의 환자들은 7일~90일 사이로 치료효과가 지속된다고 전화로 응답했다.
◇수족다한증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
정희재 다한증클리닉 교수는 “한 번의 치료로 수족다한증이 완치되는 경우는 드물며,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며 “통원 치료를 받으면 주 2회 이상, 총 8회에서 10회 가량 방문이 소요돼, 환자들의 시간적 제약이 많아 치료가 어렵다. 방학 기간을 활용해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입원치료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한증 유년시절 발병률 높아
다한증이란 신체의 생리요구량 범위를 넘어서 과도하게 땀을 많이 흘리는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은 체온 조절을 위해 더우면 땀을 흘리는데 이런 땀은 생리적 발한이라고 한다.
다한증은 정상적인 발한의 양을 넘어 과도하게 땀을 흘려 사회생활에 문제를 가져오는 상태로 일차성 다한증과 이차성 다한증으로 구별된다. 일차성 다한증은 특별한 원인 없이 겨드랑이, 손바닥, 발바닥, 안면부 등의 국소부위에 땀이 과다하게 배출되는 경우이다. 이에 반해 이차성 다한증은 감염이나 내분비문제, 신경계 질환, 약물 남용 등을 통해 국소성 혹은 전신성 발한으로 나타난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약 1~3%가 다한증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전적 요인도 존재한다.
다한증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교감신경의 기능항진에 의한 자율신경계 기능이상이 가장 타당한 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손발의 땀은 온도에도 영향을 받지만 무엇보다 정서적으로 긴장하는 경우나 스트레스 시에 현저히 땀 분비가 증가한다. 최대 82% 정도가 유년기인 14-25세 사이에 발병한다는 보고가 있다.
◇ 수족다한증 완치 어려워, 치료효과도 개인별로 제각각
수족다한증은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요법으로 나뉜다. 보존적 치료 중 하나인 연고제를 사용하는 것은 비용은 적게 드나, 가려움 등의 부작용이 존재하고 치료효과도 48시간 이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보톨리눔 독소 시술(일명:보톡스)은 고비용일 뿐 만 아니라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고 치료효과도 개인별로 다양하다는 단점이 있다. 수술요법은 다한증을 유발하는 교감신경을 절제하는 방법으로 효과는 뛰어나나 다른 곳에서 땀이 배출되는 보상성 다한증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수족다한증 자가 테스트법
우선 손발 부위에 과도한 땀이 6개월 이상 지속돼야 하며, 다음의 경우 중 2개 이상에 해당된다면 수족다한증이라 할 수 있다.
①좌우에서 똑같이 땀이 난다.
②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③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 이상 땀이 난다.
④25세 전에 증상이 나타났다.
⑤부모님 중 손발에 땀이 많은 분이 있다.
⑥수면 중에는 땀이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