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민정 기자]○○의회 ○○상임위원장은 자택근처 치킨집, 피자집, 빵집 등에서 가족 및 지인과 함께 수시로 식사 등을 하면서 법인카드를 생활비처럼 사용했다.
○○의회 의원과 사무국 직원들은 전직 시의원이 운영하는 한우집에서 회식비로 200만원을 썼고, 업무 간담회를 한 것처럼 꾸며 총 110만원의 회식비용을 업무추진비로 지출했다.
○○ 의회 의원 8명은 의회제도 선진산업시설을 둘러본다는 목적으로 미국을 11일간 방문하면서 시청 방문 2회를 제외하고는 그랜드 캐넌, 국립공원, 자이언 캐넌, 화산 관광 등 여행하는데 대부분의 시간과 예산을 낭비했다.
지방 의회 의원들이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외유성 해외연수로 업무 추진비를 과다 집행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7~8월 광역 시·도의회 3곳과 기초의회 6곳을 선정해 의원들의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과 해외연수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부 지방의회의 의장이나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은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가족이나 친지, 지인 등과의 식사나 가족 간식비 지불에 쓰는 등 개인카드처럼 빈번히 사용했다. ○○의회 부의장은 가족명의로 운영되는 식당에서 매상을 올려줄 목적으로 업무추진비를 45회에 걸쳐 82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의회에서는 1회에 100만원이 넘는 과도한 식사비를 연일 지출하는 등 식사비로 예산을 낭비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또한 대다수 의회의 의장, 부의장, 각 상임위원장 등이 동료의원 및 사무국 직원에게 명절선물 등을 중복해 제공하면서 예산을 낭비했다. 권익위는 일부 의회에서는 모든 의원들이 선심성 표창패를 제작하는데 예산을 낭비한 사례도 적발했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국외 연수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식 일정은 1~2개 기관 방문으로 끝내고, 대부분의 일정을 크루즈 여행, 관광지 등을 방문해 외유성 성격이 짙은 프로그램으로 채운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 의회는 업자와 공무국외여행을 비밀리에 동행해 향응 접대 및 로비를 받은 의혹을 사고 있다, 이듬해 해당 업자는 시로부터 보조금 9억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권익위는 부당하게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환수토록 요구하는 한편, 부패의혹이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확인 후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지방의회 업무추진비에 문제가 많은 이유는 지방 의원이 따라야하는 구체적 행위기준이 없기 때문”이라며 “집행 기준을 마련하고 집행 내역 공개를 의무화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해 시행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지방의회 자율적으로 의원 행동강령을 조속히 제정하도록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