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보건당국이 동아제약(000640)에 박카스의 슈퍼판매를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약국에서만 박카스를 판매하겠다던 입장을 견지한 동아제약이 난감해 하는 분위기다.
이동욱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지난 28일 일반약 의약외품 전환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박카스 등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는 제품이 약국외에서 판매될 수 있도록 제약사에 행정 협조 요청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르면 오는 7월말 박카스를 비롯한 48개 일반약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제약사들이 슈퍼판매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자, 복지부가 직접 나서 슈퍼판매를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이번 정책의 상징격인 박카스를 슈퍼에서 볼 수 없을 경우, 결과적으로 복지부의 정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어 정부의 의지는 더욱 강하다.
반면 동아제약 측은 "박카스 판매는 기존의 유통방식을 통한 약국 판매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카스가 약국 밖으로 나갈 경우 `약`이라는 신뢰가 훼손되면서 장기적으로 매출에 큰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는 게 이유다. 일반약 슈퍼판매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는 약사들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배경도 섞여 있다.
물론 제약사가 약국에서만 팔겠다고 해도 법적 문제는 없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계약의 원칙상 거래 상대 선택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기업이 특정 거래처에만 자사 제품을 납품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아제약이 박카스의 약국판매만 고수할 경우 국민들의 의약품 구매 불편 해소를 제약사가 외면한다는 비판도 받을 수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아직 복지부로부터 공식 요청이 접수되지 않아 답변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박카스의 슈퍼판매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중이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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