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성기자] 아시아 역내 채권시장 활성화를 위한 역내 신용보증투자기구(CGIM)가 올해내 발족한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아세안(ASEAN)+한중일 3개국` 재무장관들은 내달 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회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아시아 채권시장 발전방안(ABMI)`에 대해 합의할 예정이다. (3월17일 10시10분 출고된 `(단독)亞 역내 채권 신용보증투자기구 생긴다` 참조)
`ABMI`는 지난 2003년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에서 이 지역의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역내 금융권 및 기업들의 채권에 투자해 중장기적인 금융시장 안정과 인프라 투자 등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틀을 만들자고 우리나가 제안한 것이다. 미국 국채에 쏠려 있는 외환보유고의 투자처를 역내 금융권 및 기업들로 확대하기 위해 역내 채권시장 발전의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취지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산하에 설립될 CGIM은 아시아 채권시장 인프라의 최대 과제인 역내 채권에 대한 신용보강 역할을 담당한다. 각국 중앙은행이 신용등급 `AA(더블에이)` 이상인 기업을 외환보유고 투자대상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이를 만족시킬 만한 역내 기업은 드문 상황이다. 따라서 CGIM의 신용보강을 통해 역내 기업과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에 각국 중앙은행의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
ABMI가 본궤도에 오르면 대외 의존도 및 개방도가 높아 글로벌 위기 때 마다 홍역을 치루는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한 보호막이 하나 더 추가되는 효과를 갖게 된다.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CGIM의 연내 발족과 규모가 발표될 것"이라며 "다만 처음에는 파일롯 형태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세안+3`은 역내 예탁결제기구 설립도 장기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역내 예탁결제기구가 만들어질 경우 유럽 예탁결제기관인 유로클리어를 이용할 때보다 하루 먼저 결제가 이뤄져 역내 채권 유통시장의 활력과 유동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ASEAN+3` 재무장관 회의에서 아시아 역내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조성될 1200억달러 공동기금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의 다자화 완결 선언도 추진된다. 그러나 한중일 3개국간 출연금 분담비율은 여전히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 차관보는 "(역내 위상을 둘러싸고 다투고 있는) 일본과 중국이 더 많이 참여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어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한중일 3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결론이 날 수 있지만 합의가 안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세안과 한중일 3개국의 출연금 분담비율은 2(240억달러)대 8(960억달러)로 이미 정해진 상태다.
한편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아세안+3` 재무장관 회의에 이어 내달 4~5일 이틀간 열리는 ADB 연차총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글로벌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회원국간 협력을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경제개발경험 및 외환위기 당시의 부실자산 처리 경험을 아시아 각국과 적극 공유하고, G-20 차기 의장국으로서 아세안 국가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는 조정자 역할에 나설 방침이다.
ADB는 이번 총회에서 자본금을 500억달러에서 1500억달러로 200% 증액하는 방안을 확정한다. 윤 장관은 1일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