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채권시장에서는 절대금리 수준에 부담을 느껴 이익실현에 나선 매도세력과 현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하려는 매수세력간에 제한적인 매매공방이 벌어졌다.
국제유가 급등, 8월 소비자물가 상승압력 등이 매도심리를 자극, 국고채와 통안채의 장중 등락폭이 5~8bp에 달할 정도로 오르내림이 컸지만 결국은 월요일 수준으로 마감됐다.
◇시황
3년물 국고채 2000-10호는 14일 대비 3bp 정도 오른 7.73%에 거래를 시작했다. 통안채 경과물도 2년물 통안채 입찰을 의식하며 3bp 정도 호가가 올랐다.
지표채권으로 장내거래를 처음 시작한 3년물 국고채 2000-12호는 낙찰금리와 같은 7.70%에 소량 거래됐다.
투신권과 일부 은행에서 국고채를 중심으로 이익실현 매물을 내놓자 수익률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장내시장에서 3년물 국고채 2000-10호는 7.76%까지 올랐고 장외에서도 7.80%에 매매가 이뤄졌다.
2년물 통안채 4월 발행물은 7.58%에 호가가 형성됐고 7월 발행물은 단숨에 5bp 오른 7.65%를 기록했다.
오전장 중반 은행권이 매수에 참여하며 매물을 소화해내자 금리 상승세는 빠르게 진정됐고 개장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대기매수세가 두텁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팔자 호가도 내려가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이 실시한 2년물 통안채 입찰 결과 7.61%에 6000억원이 전량 낙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리가 급반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오후들어서 금리는 1~2bp 정도의 좁은 변동폭을 유지하며 거래됐는데 오전에 비해 매매가 활발하지는 않았다.
3년물 국고채 2000-10호는 장내시장에서 7.74%에 거래됐고 4월발행 통안채 2년물도 7.47%에 거래돼 오전수준으로 떨어졌다.
증권협회가 고시하는 최종호가수익률은 3년물 국고채가 14일보다 1bp 오른 7.75%, 3년물 회사채는 1bp 오른 8.92%, 2년물 통안채는 3bp 오른 7.61%로 마감됐다.
9월물 국채선물은 월요일보다 0.02포인트 오른 100.02포인트를 기록했다.
◇시장흐름
이날 채권시장은 “이익실현을 위해 채권을 팔지만 무조건 팔지는 않겠다”와 “어느정도 매물은 받아주지만 따라가서 사지는 않는다”가 대립하는 모습이었다.
오전장 중반 차익매물을 소화해 내는 대기 매수세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 확인되자 수익률이 곧바로 안정된 것이 이를 반영한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많은 딜러들이 학습효과에 따라 금리가 오를 때보다 내릴 때, 그 폭이 컸다는 것을 의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금리수준이 바닥권이라는 인식을 하면서도 한쪽에서 매물을 받아주면 매수세가 곧 따라붙는다는 것.
국제유가가 급등했다는 소식에다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소비자물가 우려 등이 채권을 팔고 이익실현을 하도록 자극했지만 아직도 시장에 유리한 수급상황이 금리반등을 최대한 억제하도록 만든 것이다.
최근 금리하락의 촉매제 역할을 했던 통안채 단기물에 대한 손바뀜도 활발한 모습이다. 투신권을 중심으로 이익실현 매물이 꾸준히 나왔지만 만기가 짧은 단기물을 되사가는 기관도 눈에띈다.
유동성을 놀릴 수는 없으니까 듀레이션을 최대한 짧게 가져가 금리반등시 손실폭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만기가 2년이상인 채권이라고 부를만한 포지션은 거의 없다”며 “시장의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투신권의 고민은 더욱 크다. 일단 비과세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둔화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계속해서 자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운용계획을 수립하는데 차질을 빚을 뿐더러 이미 실어놓은 채권을 처리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저평가된 채권을 찾는다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회사채로 방향을 돌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다.
투신권의 한 딜러는 “신규매수를 유발할 만큼 투신권으로 자금이 들어올 것인지 되돌아봐야한다”며 “시장전체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금리가 급반등하지는 않겠지만 새롭게 유동성이 보강될 통로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