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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화우는 약 80명에 달하는 ‘새정부 노동정책 TF’를 운영 중이며 법무법인 광장은 ‘노동 컴플라이언스팀’을 신설해 전문가 50명을 배치했다. 노란봉투법 TF를 운영해오던 법무법인 세종은 ‘단체교섭지원센터’를 출범했다. 법무법인 태평양과 법무법인 율촌 역시 각각 40여명 규모의 전담 TF와 대응센터를 통해 현장 자문을 강화하고 있다.
노동부 출신 전관 확보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광장은 안경덕 전 노동부 장관을, 태평양은 박화진 전 노동부 차관을 고문으로 각각 영입했다. 세종과 화우도 각각 김민석, 임서정 전 노동부 차관에 고문직을 맡겼다. 율촌 역시 정지원 전 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이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시장의 열기는 시행 한 달만에 현실화한 법적 리스크에서 비롯됐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2일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4개 공공기관의 하청노동조합의 원청 대상 교섭 요구를 인용했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도 6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한 달 사이 판단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졌지만 사내 하청뿐 아니라 물류·배송·외주 부품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원·하청 구조가 일반화된 민간 사업에서도 유사한 분쟁은 반복될 것으로 관측된다.
세종의 노동그룹장 김종수 변호사는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노동위원회 판정 이후에 이에 불복해 재심신청을 하는 경우에도 판정에 따라 교섭을 하지 않는 경우 부당노동행위로 보고 형사처벌을 하겠다고 하는 점”이라며 “기업들 입장에선 충분히 판단을 받지 못한 상황 속 노동위의 판정에 따라 교섭을 해야한다는 점을 부담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우의 새정부 노동정책 TF 홍정모 변호사는 “노동위 판정 이후 기업이 단체교섭요구사실의 공고 등 관련 절차를 행해야 할 적절한 시점은 언제인지, 별도로 사용자성에 관한 판단을 받지 않은 다른 노조가 교섭을 요구해 올 경우 이를 포함해 공고해야 하는지, 단체교섭 개시 후 노조가 공적 판단을 받지 않은 교섭 의제를 추가로 제시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이 주된 문의사항”이라며 “결국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의 위험성을 어떻게 방지할 지와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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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 노란봉투법 대응센터장 이광선 변호사는 “사용자성을 규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이 실질적 지배력이라는 추상적인 개념만을 제시해 기업 입장에서는 섣불리 지배력을 인정하고 교섭에 나서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제도 도입 초기 혼선 속 하청 노동자들의 원청에 대한 교섭 요구는 폭증하고 있다. 시행 첫날이었던 지난달 10일 하루에만 하청 노조 407곳(조합원 8만 1600명)이 원청 221곳을 상대로 일제히 교섭 요구에 나섰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으로는 하청 노조 985곳(조합원 14만 3786명)이 원청 367곳을 상대로 교섭 요구를 했다.
태평양 인사노무그룹장 김상민 변호사는 “법이 불분명하고 해석이 일관되지 않아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청 노조들은 조속한 교섭요구를 할 수밖에 없어 분쟁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로펌업계는 이런 노동 특수가 장기화할 거라는 데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화우 노동그룹장 박찬근 변호사는 “노란봉투법에 대한 최종적인 해석권한은 법원이 갖고 있기 때문에 법률 수요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 그룹장 김종수 변호사는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 인정 이후 단체교섭을 지원하는 업무까지 증가할 거라 보인다”고 예상했다.
특히 율촌의 이 변호사는 “최근 국회가 추진 중인 근로자추정제까지 도입될 경우 단순한 자문을 넘어 도급관계의 재점검과 구조 재편을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근로자추정제는 민사상 분쟁에서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을 근로자로 추정하고 사용자가 ‘근로자가 아님’을 입증하게 하는 제도다.
노란봉투법 관련 법률 수요는 인사·노무 전반으로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광장 노동 컴플라이언스팀 송현석 변호사는 “노란봉투법은 자체로도 법률시장을 크게 넓혔지만 우리 사회 근로자들의 권리 의식을 크게 고양시켰다”며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등 다른 인사·노무 이슈에 대한 전반적인 법률 수요까지 상당히 크게 늘어난 상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