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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금융 40조 더 늘려야 하는데…예적금 이탈에 은행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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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동 기자I 2026.04.07 05:55:53

증시 머니무브로 5대은행 기업대출 ''경고등''
3월 기업대출 증가액 5.5조로 뚝
은행채 5년물 금리도 3.9% ''상승세''
"기업대출 위험가중치 하향 필요"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증시로의 머니무브로, 은행권의 예·적금이 단기간에 급감하면서, 생산적금융을 위한 기업대출에 ‘경고등’이 켜졌다. 올 한해 5대 금융지주가 생산적금융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자금 약 100조원 중 63조원 가량이 은행의 기업대출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은행채 금리 상승과 증시 호황에 따른 예·적금 감소세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적금융의 핵심인 기업대출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작년 예적금 증가액, 1년 전 대비 4분의 1토막

6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작년 한해 이들 은행의 예·적금 증가액은 18조 7242억원으로 전년(71조 8604억원)과 비교해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증시 호황과 함께 예·적금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하며, 은행권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머니무브가 가속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4000을 넘어선 지난해 11월 이후 예·적금은 지난달까지 4개월 만에 34조 6703억원이나 급감했다.

이런 예·적금 감소세는 기업대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5대 은행의 1분기 기업대출 증가액은 15조 483억원(844조 7254억→859억 7737억원)으로 월별 증가액(전월 대비)은 1월 2조 6276억원, 2월 6조 9758억원, 3월 5조 4449억원 등이었다. 올 들어 2월까지 가파르게 늘던 기업대출은 3월 증가액이 전월보다 1조 5309억원 줄며 증가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1분기 가계대출이 767조 6781억원에서 765조 7290억원으로 1조 9491억원 감소(주담대 1조 2742억원 포함)했지만, 기업대출을 늘리는데 한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5대 은행의 올 1분기 기업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12월 감소분에 따른 착시효과가 반영돼 있다. 2025년 12월 말 기준 5대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844조 7254억원으로 전월(849조 4646억원)보다 4조 7392억원 줄었다. 이를 감안하면 5대 금융지주가 생산적금융을 본격화한 지난해 12월 이후 실질적인 기업대출 증가액은 10조원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마다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줄이는 이유는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통한 CET1(보통주자본)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며 “기업대출은 주담대 등 가계대출에 비해 위험가중치(RW)가 높은 편이라 연말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적금융 할수록 늘어나는 리스크

문제는 올 한해 5대 금융지주가 생산적금융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지난해 증가액보다 3배 가량 더 늘려야 한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의 작년 한해 기업대출 증가액은 24조 1029억원으로 올해 생산적금융 기업대출 예상치인 63조 4000억원을 맞추려면 40조원 가량 대출을 더 내줘야한다. 그러나 기업대출이 증가하면 RWA 관리도 한층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금융당국은 주담대 RW을 15%에서 20%로 높였지만, 기업대출 RW은 50~150%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모험자본 대출 및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이나 주택신용보증 출연료율 인상 이외에도 은행권의 기업대출 및 투자에 대한 위험가중치 하향 조정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당국이 주담대 RW을 20%로 상향 조정했지만, 기업대출은 50~150%로 주담대의 2.5~7배 수준이라 은행의 추가자본 확충이나 RW하향 조정 없이는 대출 확대가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 조달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무보증 AAA) 금리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의 이란 공습 직전인 2월 27일 3.572%였던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월 23일 4.121%까지 치솟았고, 이달 들어서도 3일 3.906%로 3.9%대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급등하면서 은행 입장에선 채권 발행보다는 예금을 늘려야하지만 여의치 않는 상황이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금리는 2.85~2.95%로 3%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증시로의 머니무브가 거센 상황에서 예금 금리 인상을 통해 예금을 늘리기는 부담이 너무 큰데다, 수신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가 덩달아 오르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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