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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본에서 유통 중인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에서 또 이물질이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에 확인된 이물질은 제조장비 부품에서 떨어져 나온 스테인리스강 조각으로 나타났다. 이물질이 발견된 백신과 같은 공정으로 만들어진 백신은 전량 회수한다.
모더나측은 지난 1일 일본에서 모더나 백신 공급을 담당한 다케다약품공업과 공동성명을 내고 “스테인리스강 재질의 제조장비 부품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 입자가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모더나 백신 생산을 위탁하는 스페인 제조사 ‘로비’가 부품을 잘못 설치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제조 공정에서 설치 오류로 부품끼리 마찰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스테인리스 조각이 떨어져 백신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다만 모더나 측은 안전성 위험은 낮다고 봤다. 회사측은 “(의학적 안전 평가 결과) 백신 병에 들어간 금속 조각이 극히 소량이며 인공 관절이나 심장 박동기 등에도 사용되는 소재라 접종해도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삿바늘을 통과하는 크기의 금속이 만약 근육에 주입되면 접종할 곳이 부을 가능성은 있지만 안전성에 중대한 영향은 없다”며 “앞으로 제조 공정에서 육안으로 총점검하는 등 재발 방지를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간 사용이 보류됐던 모더나 백신은 이날부로 모두 회수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전국 백신 접종장 901곳에 배송된 백신 162만회분 사용을 보류했지만 다케다약품공업과 협의해 이를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
일본에선 잇따라 모더나 백신에 이물질이 발견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오키나와현과 군마현, 도쿄도와 가나가와현의 접종장 여러 곳에서 개봉하지 않은 모더나 백신 39개 병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
이물질 중에는 용기 뚜껑에 주삿바늘을 찔러 넣는 과정에서 떨어진 고무 조각으로 확인된 것도 있다. 제조 공정이나 개봉할 때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지만 안전성에 문제는 없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모더나 2차 접종을 마친 뒤 30대 남성이 돌연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이 맞은 백신은 고무 조각이 들어간 것과 같은 공정으로 생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모더나측은 “사망과 접종과의 인과관계는 불분명하고 현 시점에서는 우연의 일치로 보인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