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박낙호 기자] 2016년 소형 SUV 시장은 그야말로 ‘티볼리’의 무대였다. 12월, 지난 11월까지 티볼리는 누적 판매 5만 대를 경신하며 기아자동차 니로, 르노삼성 QM3 그리고 쉐보레 트랙스 등과 누적 판매량 부분에서 3만 대 이상의 차이를 벌렸다. 티볼리의 경쟁 모델에게는 미안하지만 2016년은 이제 겨우 한 달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으니 한 달로는 누적 판매량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지난 11월, 국내자동차 월간 판매량을 살펴보던 중 소형 SUV 모델 하나의 판매 그래프가 ‘튕기는’ 이상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지난 10월 중순 새로운 디자인과 상품성을 개선한 쉐보레의 소형 SUV ‘더 뉴 트랙스’다. 지난 10월까지 월간 판매량이 1,000대를 채우지 못하던 더 뉴 트랙스의 판매량이 2,500대를 초과한 것이다.
2016년 이미 소형 SUV 시장을 지배하고 이는 쌍용 티볼리와 함께 그 동안 소형 SUV 시장에서 꼴찌를 면치 못했으나 새로운 얼굴과 상품성 개선을 통해 판매 실적에서 반등의 기회를 마주한 쉐보레 더 뉴 트랙스에는 어떤 존재일까?
프론티어 vs 패스트 팔로워국내 소형 SUV시장을 대표하는 차량은 단연 쌍용 티볼리라 할 수 있다. 판매량이나 브랜드 인지도 등 차량 전반의 내용에 있어서도 티볼리가 가장 강한 존재감을 뽐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쉐보레 트랙스가 가장 먼저 개척했다.
실제 쉐보레 트랙스는 소형 SUV 시장의 관념이 제대로 자리가 잡히기 전인 2013년 상반기에 출시하며 소형 SUV 시장의 문을 열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2016년 누적 판매 100만 고지를 앞두고 있으나 국내 시장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새로운 디자인을 품은 더 뉴 트랙스가 출시되며 월간 판매량을 2,500대까지 끌어 올리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한편 덧붙여 트랙스라는 이름의 시작은 200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글로벌 경차 개발을 진행하던 GM대우 및 GM 그룹에서 3대의 경차 콘셉 모델을 선보였었는데 트랙스가 3대 중 한대의 이름이었다. 물론 당시의 트랙스 역시 경차의 작은 차체에 SUV의 감성을 더한 모델이었으니 어쩌면 현재의 트랙스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2013년 시장에 출시된 트랙스와 달리 쌍용 티볼리는 2015년, 소형 SUV가 완연하게 만개한 시기에 등장했다. 2011년과 2012년 공개된 XIV1, XIV2 콘셉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된 티볼리는 상품성 전반에 걸쳐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요소들을 충족하는 패스트 팔로워의 면모를 갖추며 화려한 스트 라이트를 받으며 무대에 섰다.
쌍용자동차의 새로운 도약의 선봉장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만큼 티볼리의 성과는 눈부셨다. ‘My 1st SUV’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티볼리는 출시와 함께 시장에서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며 티볼리 출시 이전까지 소형 SUV 시장의 판매 1위에 나선 QM3를 누르며 판매 선두로 나섰다.
소형 SUV의 체격을 말하다쌍용 티볼리와 쉐보레 더 뉴 트랙스의 외형을 비교한다면 티볼리가 트랙스에 비해 전폭과 휠 베이스는 길지만 전장과 전고에서는 트랙스가 티볼리의 우위를 점한다. 덕분에 시각적으로는 더 뉴 트랙스가 상당히 커보이고 티볼리는 도시적 감각이 돋보이는 프로포션이 눈길을 끈다.
구체적인 크기를 살펴보면 티볼리는 쌍용자동차 중 가장 작은 크기를 갖췄다. 티볼리의 전장은 4,195m이며 전폭과 전고는 각각 1,795mm와 1,590mm에 이른다. 이에 휠 베이스는 2,600mm를 확보했는데, 이는 경쟁 모델인 QM3와 비교 했을 때 전장은 70mm가 길고 전폭은 15mm, 전고는 25mm가 긴데, 휠 베이스는 QM3가 5mm 가량 길다.
한편 쉐보레 더 뉴 트랙스는 동급 모델 중 가장 키가 큰 모델이다. 4,255mm에 이르는 전장은 경쟁 모델들을 압도하는 수치다. 여기에 1,775mm 전폭에 1,650mm의 전고를 더해 경쟁 모델 대비 다소 좁은 전폭이 아쉽게 느껴진다. 한편 휠 베이스는 2,555mm이며 공차 중량은 1,415kg(디젤 모델 기준)로 경쟁 모델 중에서 가장 무거운 편이다.
패셔너블한 감각을 품은 SUV와 새로운 패밀리룩을 품은 SUV쌍용은 티볼리를 ‘CUV’가 아닌 정통 SUV, 즉 소형 SUV로 분류했다. 이는 SUV의 명가 쌍용의 자존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이는 차량의 디자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르노삼성 QM3와 달리 직선의 중심이 되는데 이는 쉐보레 더 뉴 트랙스와 유사하다.
티볼리는 어깨의 근육과 근섬유의 라인에서 영감은 얻었다는 전면의 이미지는 수평 디자인으로 우수한 균형감과 안정적인 이미지를 완성했고, 동급에서 가장 넓은 전폭과 어우러지면 무게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도시적인 이미지의 측면 이미지와 감각적인 디자인 배열이 더해진 후면 디자인은 패셔너블한 SUV를 완성한다.
한편 쉐보레 더 뉴 트랙스는 새로운 패밀리룩을 품으며 시각적인 만족도를 대폭 끌어 올렸다. 더 넥스트 스파크와 올 뉴 말리부 등 최신의 쉐보레 차량과 같은 수평적이고 스포티한 감성이 담긴 전면 디자인이 전면 디자인의 중심을 잡으며 세련된 멋은 뽐낸다. 특히 강인한 터치가 느껴지는 실루엣의 LED 헤드라이트와 듀얼 포트 프론트 그릴, 그리고 볼륨감이 돋보이는 보닛은 온순했던 기존의 트랙스보다 더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더 뉴 트랙스는 트랙스의 레이스 리프트 모델인 만큼 측면 디자인의 차이를 느끼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후면에서는 디자인의 변화가 더해졌다. 기본적인 레이아웃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디테일을 개선하여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담아냈다. 이러한 변화로 더 뉴 트랙스는 더욱 고급스럽고 완성도 높은 소형 SUV의 이미지에 방점을 더했다.
노력이 더해진 티볼리, 환골탈태를 택한 트랙스티볼리의 디자인은 쌍용자동차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한 단계 발전시키며 시대의 트렌드를 따르는 모습이 돋보인다. 트랙스를 연상케 하는 좌우 대칭의 구성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모두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는 구성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실내 곳곳에 적재 및 수납 공간을 마련해 실용적인 부분에서도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다양한 색상을 적용할 수 있는 계기판과 감각적인 버튼 등의 디자인을 자랑하는 센터페시아 그리고 옵션에 따라 붉은 색 가죽으로 감각적인 만족감을 끌어 올리는 등 다양한 부분에서 운전자에게 하여금 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실내 센터페시아 및 대시보드 그리고 각종 버튼 등의 재질감이 그리 우수하지 않아, 소형 SUV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페이스 리프트 이전, 트랙스의 실내 디자인에는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기반 모델인 아베오와 같은 센터페시아 및 인테리어 패널을 적용했던 만큼 소비자들은 실내 디자인 및 구성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하지만 새로운 디자인으로 태어난 ‘더 뉴 트랙스’는 소비자들의 평가를 완전히 뒤바꾸는 데 성공했다.
최신 쉐보레 디자인 테마에 맞춰 새롭게 개편되어 더욱 안정적이고 세련된 그리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선사했다. 특히 기존의 트랙스가 지적 받았던 가장 큰 단점들이었던 ‘모터사이클 타입의 계기판’과 ‘대시보드의 저렴함’에서 탈피하며 경쟁 모델 사이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대시보드나 센터페시아 등에 많은 정성을 더하며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다만 전통적인 디자인을 가진 3-스포크 스티어링 휠도 바뀌었다면 더 좋았을 것같다.
공간에 대한 노력을 담은 SUV쌍용 티볼리와 쉐보레 더 뉴 트랙스 역시 실내 공간에 대해 많은 노력을 했다. 실내 디자인과 재질의 고급화등은 트랙스가 우위에 있지만 소형 SUV의 가장 큰 판단 기준 중 하나인 실내 공간 부분에서는 티볼리가 근소하게 앞선다.
실제 티볼리의 앞 좌석 공간을 살펴보면 포지셔닝이 낮은 시트덕에 헤드 룸이나 레그 룸 자체는 상당히 여유로운 편이다. 키가 큰 운전자도 편안히 앉을 수 있다. 자칫 뒷좌석 시트의 높이가 앞 좌석에 비해 높을 수 있었음에도 티볼리는 시트의 높이를 최대한 낮게 구성 할 수 있었고, 덕분에 헤드 룸을 충분히 확보해 성인 남성도 편안한 자세를 연출할 수 있다.
덧붙여 트렁크 공간 역시 티볼리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경쟁 모델 대비 40L 이상 넓은 423L에 이른다. 이는 C-세그먼트 수준의 공간으로 쌍용은 골프 백 3개를 적재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티볼리에 골프백 3개를 적재 할 일은 흔치 않겠지만. 게다가 필요에 따라 2열 시트를 폴딩하여 더욱 넓은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더 뉴 트랙스는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만큼 실내 공간에 있어 큰 변화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경쟁 모델 중 전고가 가장 높은 편이기 때문에 체격이 큰 탑승자가 앉더라도 1열의 헤드룸은 무척 여유로운 편이다. 다만 시트의 높이가 다소 높아 일부 운전자들은 시트의 높이를 낮추고 싶다는 의견을 가지곤 한다. 이와 함께 2열 공간은 헤드룸이 넉넉한 편이고, 2열 엉덩이 시트가 작지 않기 때문에 성인 남성의 탑승이 어렵지 않다.
더 뉴 트랙스의 적재 공간은 그리 넉넉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356L의 적재 공간은 티볼리나 QM3와 비교 했을 때 다소 열세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6:4 분할 폴딩 2열 시트와 풀 플랫 폴딩 1열 조수석 시트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최대 1,370L까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균형 잡힌 파워트레인, 수준 높은 파워트레인티볼리 디젤 모델은 출력과 효율성의 밸런스가 무척 좋은 편이다. 1.6L XDi 엔진은 4,000RPM에서 최고 출력 115마력을 내며 1,500RPM부터 2,500RPM 영역에서 30.6kg.m의 토크를 낸다. 쌍용에서는 티볼리 디젤의 출력에 있어서 절대적인 수치보다는 실용 구간의 토크를 확보한 후 효율성에 대한 투자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 티볼리의 공인 연비는 14.7km/L(디젤, 2WD)이며 도심 연비는 13.1km/L, 고속도로 연비는 17.2km/L이다. 수치적으로 본다면 트랙스와 복합 연비가 같은데 트랙스 대비 도심 연비가 다소 떨어지고, 고속도로 연비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쉐보레 더 뉴 트랙스는 기존 트랙스 대비 파워트레인의 변화는 없지만 말 그대로 ‘동급 최고 수준’에 이르는 파워트레인 조합 및 세팅을 자랑한다. 더 뉴 트랙스의 보닛 아래에는 유로6 규제를 충족시키는 1.6L CDTi 디젤 엔진과 Gen 3 자동 6단 변속기가 장착되었는데 4,000RPM에서 최고 출력 135마력을 내고, 2,250RPM에서 2.0L 디젤 엔진에 버금가는 32.8kg.m의 우수한 토크를 자랑한다.
그 결과 더 뉴 트랙스 디젤은 국산 소형 SUV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갖춤과 동시에 복합 연비 14.7km/L(도심 13.5km/L, 고속 16.4km/L)의 준수한 효율성을 달성하며 경쟁 모델 대비 다소 열세에 있으나 대신 주행 부분에서는 경쟁 모델 중 가장 뛰어난 가속력과 뛰어난 고속 주행 능력을 과시한다.
4WD와 기능을 더한 티볼리쌍용은 티볼리 출시 초기 4WD를 거론하면 ‘SUV 명가’ 쌍용의 존재감을 드러냈고, 실제 국산 소형 SUV 중 유일하게 4WD 모델을 판매하며 쌍용의 아이덴티티를 어필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9월 발표된 2017 티볼리에서는 다양한 안전 사양을 더하며 상품성을 강조하고 있다.
2017 티볼리는 전방 차량과의 간격을 감지하여 충돌을 경고하는 전방추돌경보시스템(FCWS)와 사고를 예방하는 긴급제동보조시스템(AEB)를 탑재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고속도로 주행 등에서 높은 만족감을 주는 차선이탈경보시스템(LKWS),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가 더해졌다.
한편 티볼리는 커스터마이징에 대한 선택지도 있다. 실제 티볼리는 차량 구매 및 구매 이후에도 범퍼 가드 및 윙 스포일러, 립 스포일러, 스키드 플레이트 및 다양한 드레스업 파츠를 구매할 수 있어 운전자가 ‘자기만의 티볼리’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기본기를 과시하는 트랙스쉐보레 더 뉴 트랙스는 말 그대로 기본기에 높은 강점을 드러내고 있다. 뛰어난 강성을 가진 차체는 BFI(Body Frame Integral)를 통해 제작되어 사고 및 뛰어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여기에 유럽 무대에서 이미 검증된 파워트레인의 경쟁력은 경쟁 모델들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특히 쉐보레 브랜드 특유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된 하체 셋업 및 브레이크 시스템 역시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운전자에게 신뢰를 더한다. 이외에도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LDW), 후측방 경고 시스템 (RCTA),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FCA) 및 크루즈 컨트롤,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등 경쟁 모델들을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부족함 없는 다양한 안전 사양을 더해 쉐보레 특유의 안전성을 제공한다.
이러한 투자는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선정한 ‘2015 톱 세이프티 픽(Top Safety Pick)에 선정되었으며 북미 안전성평가(NHTSA)에서도 최고동급에 선정되었고, 코리아 앤캡(KNCAP)을 비롯해 유로 앤캡(Euro NCAP)과 호주 앤캡(ANCAP)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안전한 차량이라는 검증을 받았다.
티볼리와 더 뉴 트랙스, 소비자의 선택은쉐보레 더 뉴 트랙스가 월간 판매량을 2,500대까지 끌어 올리며 소형 SUV 시장에서 티볼리의 뒤를 이어 월간 판매 2위에 오르게 됐다. 누적 판매량에서 여전히 티볼리가 압도적인 수치지만 더 뉴 트랙스의 판매량 급성장은 쉽게 외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티볼리가 분명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느새 소비자들의 선택은 더 뉴 트랙스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끝자락,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소형 SUV의 경쟁은 어떤 흐름을 이어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