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한국신용평가는 이랜드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티니위니를 매각한 이랜드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진행하던 킴스클럽 매각을 철회하고 기업공개(IPO) 작업도 지켜봐야한다는 것이다.
한신평은 이랜드그룹이 작년말 이후 진행한 구조조정의 첫 가시적 성과로 티니위니 매각 계약이 체결됐지만, 이랜드월드 회사채 신용등급(BBB)과 등급전망(부정적)을 유지한다고 9일 밝혔다.
류승협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그동안 많은 그룹들의 위기 대응과정과 회복·실패사례를 보면 위기시 보통 기업수준으로 재무비율을 개선시켜서는 해결할 수 없다”며 “다시 위기가 왔을 때는 대응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경우를 여러차례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신평은 이랜드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수준이 아직 두드러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티니위니 매각으로 법인세와 지분 재투자분을 제외한 6600억원 가량의 현금이 유입되면서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게 됐지만, 중국 패션사업의 실적과 이랜드리테일 IPO가 불확실하고 티니위니 매각 이후 킴스클럽 사업권 매각을 중단해 재무구조가 완연히 좋아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올 6월말 기준으로 이랜드월드 재무구조(연결기준)를 살펴보면 티니위니 매각전 51%였던 순차입금의존도는 매각 이후 차입금상환효과를 반영했을때 44% 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신평은 티니위니 매각은 이랜드그룹의 원리금상환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의 티니위니 매각 전과 후 순차입금/EBITDA 비중은 각각 6.2배에서 6.0배로 줄어드는데 그쳤다.
주력 사업인 패션업의 변동성이 큰 점을 감안하면 절대적 재무부담도 과중한 수준이라고 한신평은 분석했다. 티니위니 매각 대금을 전부 이랜드그룹 차입금 상환에 활용해도 여전히 3조6000억원의 순차입금이 남는다는 결론이다. 과중한 재무부담이 신용도상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2014년 말(순차입금 3조5000억원)에 비해 큰 수치다.
류 실장은 “앞으로 이랜드그룹이 신용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표상 나타나는 자산매각액과 부채비율뿐 아니라 차입금상환능력 수치개선과 시장의 신뢰회복이 중요하다”며 “이랜드리테일 IPO 성사가 이랜드그룹의 중장기적인 펀더멘털의 안정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관련기사 ◀
☞ `티니위니 매각한` 이랜드…"킴스클럽은 안 판다"(종합)
☞ 티니위니 팔았지만…이랜드그룹, 신용등급 올리기엔 역부족
☞ 이랜드 "면세점은 검토 중..재무구조 개선이 우선"(종합)
☞ 이랜드 "킴스클럽 매각 안 한다"(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