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직장인 김희영(30세)씨는 요즘 생애 첫차 구입을 앞두고 있다. 최근 자동차업계는 현금할인, 주유상품권 제공 등 각종 할인혜택을 내걸고 판촉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씨는 어떤 차를 선택할 지 고민도 되지만 좀더 싸고 유리한 할인혜택으로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최근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수입차업체들은 수백만원의 공격적인 할인을 제시하면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할인방식을 살펴보면 차이점이 있다. 한국도요타의 경우 최대 300만원 현금할인을 내건 반면 혼다코리아는 최대 150만원 상당의 주유상품권을 증정한다. 현금할인과 주유상품권 지급 중 소비자 입장에선 어떤 혜택을 받는 것이 더 유리할까.
차량 구매자 입장에서 실익을 따진다면 현금할인이 더 이익이다. 낮아진 차값만큼 부담해야 할 등록세 등 부대비용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한국도요타는 이달 중 프리우스에 300만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해 기본형 차값이 2830만원까지 낮아졌다. 캠리 가솔린 모델은 3370만원에서 3070만원으로 싸졌다. 차값의 5%를 내야 하는 등록세는 캠리 가솔린 모델의 경우 기존에는 168만원을 냈지만 300만원 할인을 받으면 153만원으로 15만원이 줄어든다. 따라서 캠리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300만원 할인에 추가적으로 15만원의 금전상 이익을 볼 수 있다.
때문에 고객들은 주유상품권 대신 현금할인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업체 입장에서도 현금할인의 마케팅 효과가 크다.
주유상품권 지급은 ‘원래 가격보다 싸게 샀다’는 느낌보다는 추가적인 혜택이라는 인식이 커 고객들에게 할인혜택이 체감되지 않는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5월 판촉행사로 파격적인 현금할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고객은 주유상품권 지급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차량 구매시 할인이 적용되는 오토카드 사용자의 경우 신용카드사를 통해 차값 할인과 무이자 혜택 등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을 할인받은 신차가격은 향후 중고차 가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혼다코리아는 이달 중 어코드2.4 모델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100만원 상당의 주유상품권을 증정하고 있다. 또한 어코드3.5 모델 또는 프리미엄 CUV 크로스투어를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 150만원의 주유상품권을 준다.
다만 고객들이 원하는 경우 딜러들은 주유권이 아닌 비공식적인 현금할인도 제공한다. 혼다코리아의 딜러 관계자는 “공식 판촉행사는 100만원 상당의 주유상품권 지급이지만 실제로는 현금할인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금할인이든 주유권 제공이든 업체의 손익계산서상 회계처리에는 큰 차이가 없다. 현금할인과 주유권 제공 모두 판매촉진비로 분류돼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일부 브랜드의 경우 이미지 하락을 우려해 차량가격을 할인하는 것은 금기하고 있다”면서 “업체들은 가격할인보다는 주유권 지급을 선호하지만 고객 입장에선 차값 할인혜택이 더 유리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