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한 가운데 당분간 외국인이 국내증시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외국인이 곧 매수를 재개할 것이라는 대부분 증권사의 전망과 대조되는 관측이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반등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리스크 관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지난 3일간 외국인이 사자우위를 보였지만, 외국인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은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 가격 매력도가 떨어졌고, 올해 선진국들의 경기회복 속도가 양호해 글로벌 투자자금이 선진국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또 인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는 아시아 신흥국들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들은 긴축에 나서기까지 아직 여유가 있다는 것.
김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 유출은 한국시장에 국한된 일시적인 흐름이 아닌, 아시아 이머징 시장 전반에 걸쳐 확인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올해 코스피에서만 17억달러 이상을 순매도하면서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가장 큰 금액을 차익실현했다.
이달 들어 한국 기업들의 순이익 전망 상향 조정이 정체되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MSCI 한국 순이익 전망은 1월 말 이후 96조원을 유지하면서 상향 조정 모멘텀이 정체된 상황"이라면서 "특히 MF500 기준 주당순이익(EPS) 수정비율은 1월 말부터 마이너스 국면에 진입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근 주가가 상당히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비싼 편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는 고점대비 5.2% 하락했지만, MSCI 한국 주가수익비율(PER)이 여전히 10배를 웃돌고 있다"면서 "밸류에이션은 아직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순이익 전망치의 하향조정 우려가 확대되는 지금 시점에서는 반등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