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기자]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한파가 몰아치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은 흡사 치열한 생존경쟁이 펼쳐지는 정글과도 같다.
소위 침체에 잘 적응하고 이를 잘 활용하는 기업(주식)만이 살아남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이번 침체기에 과연 어떤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씨티그룹이 이에 대해 한 가지 답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씨티는 9일 `적자생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경기침체기 증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을 점쳤다.
씨티는 "이번 경기침체기 동안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신한금융지주 등과 같은 산업계 리더들이 점유율을 높이고 더 좋은 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이라며 후한 점수를 줬다.
그 이유는 이들 기업이 침체기를 잘 버틸 수 있도록 탁월한 제품 믹스를 이뤘고 뛰어난 비용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또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는 여전히 재무구조가 훌륭한 방어주도 선호한다"며 KT&G와 SK텔레콤, LG데이콤, 삼성화재, 코리안리, 아모레퍼시픽 등을 대표주자로 꼽았다.
이를 종합해 씨티는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현대건설(000720), 두산인프라코어(042670), 신한금융(055550)지주, 삼성카드(029780), 삼성화재(000810), 아모레퍼시픽(090430), SK텔레콤(017670), LG데이콤(015940), 메가스터디(072870), 에스원(012750)을 생존 가능한 `위너(Winners)`로 점쳤다.
반면 대우건설(047040)과 신세계(004170)는 경기 침체기에 어려움에 빠질 `루저(Losers)`로 분류했다.
이처럼 씨티가 방어력 위주로 한국 기업들을 평가한 것은 그만큼 경기 침체의 여파가 크고 길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일 것이다.
실제 씨티는 "경기 침체는 당초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거시경제 쇼크를 피하기 위해서 많은 국가들이 기업이나 소비자들을 겨냥한 구제책과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감산을 지연시킬 것이고 그 때문에 초과공급 상태는 더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ROE 7% 수준인데 우리의 내년도 추정 ROE는 11%"라며 "(한국에서 연쇄적인 부도가 일어나지만 않는다면(우리도 그렇게 보고 있지 않다) 장기적으로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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