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김봉섭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의 ‘청년정책의 계층별 귀착 효과 분석 및 정책 재구성 제언’에 따르면 청년정책 예산은 2021년 21조 6000억원에서 지난해 28조 2000억원으로 4년 만에 30.6% 증가했다. 지난해엔 주거 분야에 가장 많은 11조 1000억원이 투입됐고 교육·직업훈련 8조 2000억원, 일자리 6조 5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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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책 예산이 늘어나는 동안 청년층 내부의 자산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자산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청년 순자산 지니계수는 2017년 0.519에서 지난해 0.561로 상승했다. 상위 20%의 순자산 점유율도 같은 기간 54.6%에서 60.0%로 높아졌고, 청년의 자가주택 거주 비율은 2017년 33.6%에서 2024년 21.2%로 떨어졌다.
주거정책 이용률도 결혼 여부와 소득 수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2024년 주거실태조사에서 공공·민간분양과 임대주택, 주택구입·전월세자금 대출 등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청년 1인 가구는 전체의 15.4%였다. 배우자가 있는 청년 가구의 이용률은 39.6%로 1인 가구의 약 2.6배에 이르렀다.
1인 가구 가운데 소득 1분위(소득 하위 20%)의 이용률은 6.2%에 그친 반면 소득 5분위(소득 상위 20%)는 21.1%였다. 고졸 이하 청년의 이용률도 8.9%로 대졸 청년의 18.6%보다 낮았다. 연령을 통제한 분석에서도 소득 1분위는 5분위보다 7.0%포인트, 고졸 이하는 대졸보다 4.4%포인트 낮은 이용률을 보였다.
이 같은 격차는 주거정책의 소득·자산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실제 이용하려면 상당한 자기자본과 대출 상환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분양에 당첨돼도 분양대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주택을 취득할 수 없는 데다 정책대출 역시 신용도와 안정적인 소득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수도권 민간아파트의 제곱미터(㎡)당 평균 분양가는 1093만원으로, 공급면적 82㎡ 기준 약 9억원이었다. 반면 지난해 30대 근로자의 월평균 급여는 약 410만원에 그쳤다. 연소득 5000만원인 청년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적용해도 약 3억 5000만원까지만 대출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 평균 수준의 분양주택을 사려면 대출 외에도 5억원 넘는 자금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부모의 지원이나 높은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특별공급에 당첨되거나 정책대출 대상이 되더라도 실제 주택 취득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제도상 문턱은 낮췄지만 혜택은 결국 구매 여력을 갖춘 청년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저소득 청년의 주거비 부담을 직접 낮춰주는 공공임대와 월세지원은 공급과 지원 규모가 부족했다. 지난해 공공임대 대기자는 약 9만명이었지만 입주 가능 물량은 대기자의 8.3%인 7700여가구에 불과했다. 청년 월세지원도 월 최대 20만원에 그쳐 실제 주거비 부담을 충분히 덜어주기 어렵다는 평가다.
적금 유지도 소득 따라 갈려…미취업자는 가입 대상서 제외
자산형성 지원 역시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청년에게 유리한 구조로 분석됐다. 정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일정 기간 매달 돈을 넣어야 하지만, 소득이 불안정한 청년은 납입을 이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청년희망적금과 청년도약계좌 가입자 10명 중 3명가량은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해지했다.
중도해지 사유는 실업·소득 감소가 39.0%로 가장 많았고 긴급자금 필요가 33.3%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8월 기준 19~34세 임금근로자 가운데 임시·일용직과 기간제, 특수고용직 등을 포함한 비정규직 비율은 38.8%였다. 매달 일정액을 납입해야 하는 제도 설계가 청년의 불안정한 고용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소득이 없는 청년은 가입 단계부터 배제된다는 점도 문제다. 청년미래적금과 청년내일저축계좌 등 주요 사업이 직전 연도나 현재의 근로·사업소득 증빙을 요구해 미취업자와 구직자는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올해 5월 기준 19~34세 청년 고용률은 65.6%였고 하락세는 26개월째 이어졌다.
김 부연구위원은 “청년정책의 패러다임을 ‘얼마나 지원했는가’에서 ‘누구에게 실제 효과가 도달했는가’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책 규모보다 지원이 필요한 청년에게 혜택이 돌아갔는지를 중심으로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거정책은 분양과 구입자금대출보다 공공임대와 월세지원에 무게를 두고, 자산형성 지원은 불안정 노동자와 미취업 청년까지 포괄할 수 있도록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편, 정부도 청년정책을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년정책 전문가 간담회에서 기존 정책이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라는 공급자적 시각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며 정책 전환을 주문했다. 정부는 간담회 논의를 토대로 청년의 실제 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정책 비전을 하반기에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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