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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당정대)이 확정한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환경부와 산업부의 에너지 관련 기능을 따로 떼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신설된다.
환경부를 환경·기후변화 및 에너지 등 탄소중립 관련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확대 개편하고, 석유·가스·석탄 등 화석연료를 맡는 자원산업정책국과 원전 수출을 담당하는 원전전략기획관은 산업부에 남는다. 환경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로 명칭이 바뀌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통상부’로 변경된다.
재원운용 일원화를 위해 기획재정부 소관의 기후대응기금과 녹색기후기금을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한다.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기후위기대응위원회’로 개편해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후 대응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에너지의 국가안보 및 산업적 역할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지난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에너지 정책을 산업 진흥 정책과 함게 묶어 한 부처가 소관하도록 해왔다. 특히 원전 산업의 경우 기간 산업으로 역할과 신기술 개발, 수출 등의 생태계를 함께 육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출 업무만을 분리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연제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지금까진 에너지 정책(산업부)과 규제(환경부)를 분리해 왔는데 현 개편안은 규제에 더 집중하겠다는 것”이라며 “산업 부문의 경쟁력 약화 문제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 DNA’에 중점을 두고 있는 환경부가 에너지 산업 진흥정책 수행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이를테면 탄소 배출량 저감을 위해 에너지 요금 인상 등을 통한 배출원 축소가 필요한데, 자칫 안 그래도 어려운 산업계에서는 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에서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에 따라 대미관세협상의 주요 의제인 에너지구매와 투자관련 의사결정구조가 이원화하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자칫 에너지 안보 확보나 AI 시대 전력 공급 안정성 등에 장애가 될 수 있다”면서 “유럽도 비슷한 과거 기후·에너지부를 만들었지만 성과가 좋지 않아 결국 폐지했는데, 한국이 이를 답습하는 것은 무모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강천구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에너지는 본질적으로 투자·산업 중심 정책 영역인데, 환경부는 규제 중심 조직”이라면서 “이를 환경부 규제 틀에 묶으면 에너지 안보 및 산업 성장과 충돌해 조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직이 개편된 후라도 추가 조율이 필요한 문제”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