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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가수는 포기했지만 뮤지컬배우는 포기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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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민우혁은 ‘레미제라블’과 만나기 전까지는 스스로를 “무얼 해도 안 되는 사람”이라 여겼다. 뭘 해도 결과는 ‘포기’였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야구 선수로 활동한 그는 2003년 LG트윈스에 입단했지만 6개월 만에 부상을 입고 은퇴했다. 운동 못지않게 노래하는 걸 좋아해서 가수의 길을 택했지만 성공은 쉽지 않았고 시련은 계속됐다. 2012년 결혼한 아내(가수 겸 배우 이세미)의 권유로 뮤지컬배우 활동을 시작했지만 ‘포기’의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2015년 뮤지컬 ‘데스노트’ 오디션을 봤는데 탈락했어요. 그때 오디션을 보던 김문정 음악감독님이 ‘레미제라블’ 오디션은 왜 안 봤는지 묻더라고요. 마침 앙졸라 역만 캐스팅이 안 됐는데 저와 잘 맞을 것 같다고 했죠. 그래서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레미제라블’ 오디션을 봤는데 몇 달이 지나도 연락이 없는 거예요. 뮤지컬배우도 포기하고 체육 선생님이 돼야겠다고 준비했는데, 합격 연락이 왔더라고요. 그때 처음 생각했어요. ‘이제는 포기하지 않아도 되겠다’라고요. 마침 아들이 태어난 해여서 ‘내 아들이 자기 밥그릇은 갖고 태어났구나’ 생각도 들었고요. 하하하.”
◇“매체 활동하면서도 뮤지컬 꾸준히 출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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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영국 제작진이 오랜 기간 진행하는 엄격한 오디션으로 유명하다. 민우혁은 이번엔 배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오디션에 임했다. 오디션 과정 또한 다른 뮤지컬보다 훨씬 긴 8개월이 걸렸다. 결과는 장발장 역. 민우혁은 “나중에 들었는데 카메론 매킨토시가 내 오디션 영상을 보더니 ‘빵을 잘 훔쳐먹게 생겼다’라고 말했다더라”며 웃었다.
2023년은 민우혁에게 또 다른 커리어의 전환점이 됐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공연한 뮤지컬 ‘영웅’에서 독립운동가 안중근으로 분해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줬다. 지난 4~6월 방영한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는 로이킴 역을 맡아 대중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앞으로도 그는 매체 활동은 물론 뮤지컬을 통해 관객의 마음을 위로하는 작품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 민우혁은 “뮤지컬은 제 삶을 인도해준, 제 인생의 나침반”이라며 “매체 활동도 계속 하겠지만 뮤지컬도 꾸준히 출연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