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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기 일본으로 건너갔던 韓 범종의 문화적 가치는

이윤정 기자I 2022.12.15 10:24:19

특별 강연 '일본의 두 고려 범종'
12월 16일 국립고궁박물관 강당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10~11세기에 우리나라에서 제작돼 일본으로 건너갔던 범종의 문화사적 가치를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은 1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동아시아 불교미술사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를 초빙해 ‘한국-일본-류큐를 이은 가교: 일본의 두 고려 범종’이란 주제의 특별 강연을 개최한다. ‘범종’은 절에서 사람을 모이게 하거나 시각을 알리기 위해 치는 종을 말한다.

이번 강연은 국립문화재연구원이 올해 시범 운영하는 ‘국외 전문가 초청사업(Visiting Scholar Program)’의 일환이다. 강연자로는 미국 내 일본 불교미술사 분야의 독보적 전문가인 셰리 파울러 미국 캔사스대학교 교수가 나선다. 그는 최근 범종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 불교미술의 교류 및 비교문화론적 관점의 연구를 수행하며 ‘일본 육조관음상의 기록과 형상’과 ‘무로지’ 등 저서와 다양한 논문을 발표했다.

파울러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10세기와 11세기 사이에 우리나라에서 제작돼 지금의 오키나와를 통치했던 류큐 왕국과 당시의 일본으로 각각 건너갔던 ‘나미노우에 신사의 범종(나미노우에 범종)’과 ‘오노에 신사의 범종(오노에 범종)’ 이 각 지역의 문화사에 미친 영향을 소개한다. 두 범종은 일본과 류큐에서 읍지(한 고을의 연혁 등을 기록한 책) 등의 문헌을 통해 다양한 관련 전설이 기록돼 전해져 왔다. 이후 각 지역에서 다양한 문학 작품과 관광 상품 등으로 재생산되며 관련 서사가 일반으로 확산됐다.

특히 오노에 범종은 시와 연극의 주요 소재·판화의 주제가 되었을 뿐 아니라 16세기경부터 관광객과 순례자를 위한 기념품으로 오노에 종 모양의 주전자가 제작됐다. 19세기에는 도자기 술병(사케병)과 벼룻물을 담는 그릇인 연적, 작은 복제 종 등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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