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은 1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동아시아 불교미술사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를 초빙해 ‘한국-일본-류큐를 이은 가교: 일본의 두 고려 범종’이란 주제의 특별 강연을 개최한다. ‘범종’은 절에서 사람을 모이게 하거나 시각을 알리기 위해 치는 종을 말한다.
파울러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10세기와 11세기 사이에 우리나라에서 제작돼 지금의 오키나와를 통치했던 류큐 왕국과 당시의 일본으로 각각 건너갔던 ‘나미노우에 신사의 범종(나미노우에 범종)’과 ‘오노에 신사의 범종(오노에 범종)’ 이 각 지역의 문화사에 미친 영향을 소개한다. 두 범종은 일본과 류큐에서 읍지(한 고을의 연혁 등을 기록한 책) 등의 문헌을 통해 다양한 관련 전설이 기록돼 전해져 왔다. 이후 각 지역에서 다양한 문학 작품과 관광 상품 등으로 재생산되며 관련 서사가 일반으로 확산됐다.
특히 오노에 범종은 시와 연극의 주요 소재·판화의 주제가 되었을 뿐 아니라 16세기경부터 관광객과 순례자를 위한 기념품으로 오노에 종 모양의 주전자가 제작됐다. 19세기에는 도자기 술병(사케병)과 벼룻물을 담는 그릇인 연적, 작은 복제 종 등이 만들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