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의장 "다음주 총기 규제 강화 법안 표결"

방성훈 기자I 2022.06.03 10:27:32

펠로시,민주당 의원들에 서한…총기 규제안 표결 예고
총기 구매 18세→21세 상향 ''우리아이 지킴이'' 법안 등
상원 통과 난망 시인…"아이들 생존이 가장 중요" 호소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하원에서 다음 주 총기 규제 강화 법안들에 대한 표결이 진행된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사진=AFP)


2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다음 주에 전면적인 총기 규제 법안들을 표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하원은 메모리얼데이(미국 현충일) 연휴로 휴회 중인 이날 법사위원회를 열고 총기 규제 법안들을 심사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미 하원에선 총기 구매 가능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높이는 이른바 ‘우리 아이 지킴이’(Protecting Our Kids) 법안을 비롯해 다양한 총기 규제 법안들에 대한 표결이 진행될 전망이다. 우리 아이 지킴이 법안엔 총기 밀매 및 대용량 탄창 판매를 연방 범죄로 규정해 금지하고, 우발적인 총격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총기 보관 요구 사항을 강화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들 법안은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하원에선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양분하고 있는 상원에선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다. 공화당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통해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무력화하려면 60명 이상의 찬성표를 확보해야 한다. 즉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없고 공화당 상원의원 10명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법안 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펠로시 의장도 이날 서한에서 상원에서 총기 규제 법안이 통과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우리 아이들을 구하는 것은 우리 국가의 통일된 사명이 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 생명을 구하는 길을 막으려는 의회의 모든 사람들에게 말한다. 당신의 정치적 생존은 우리 아이들의 생존에 비하면 하찮다”고 호소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상원에서 초당적 회담을 이어가고 있지만, 총기 규제 강화와 관련해선 전혀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무기에 대한 접근이 너무 쉬운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10대 총기난사 사건이 늘어나면서 총기 구매 최저 연령을 21세 이상으로 올리고, 총기구입시 신원조회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화당은 민주당의 주장은 수정헌법 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자유로운 총기 휴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학교의 보안을 강화하거나 총기 사용 범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신 건강 관리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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