뤄 전 선수는 ‘친환경(녹색)·첨단 기술로 가득 찬 미래형 올림픽’이라고 강조해 온 중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물인 올림픽 성화 ‘페이양’(飛揚)을 높게 들어 올렸다. 페이양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탄소 배출량이 제로(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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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이번 성화 봉송에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자율주행차와 수륙 양용 로봇 등이 릴레이 주자로 참여시켰다.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중 하나인 바이두가 개발한 자율주행차는 운전석을 비운 채로 성화를 전달할 예정이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날 국내외 기자들을 초청해 동계 올림픽 전용 자율주행 고속철을 소개하며 기술 굴기를 과시하기도 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위한 맞춤형 고속철도는 자율주행 기술로 경기가 열리는 베이징·옌칭·장저커우를 달립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350km의 최대 시속을 달성했으며 5세대 이동통신(5G)이 적용돼 완전히 다른 경험을 선사합니다.” 중국 국영 기업인 국가철도그룹 관계자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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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성화 봉송 발대식에서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차이치 베이징시 당 위원회 서기는 “우리는 올림픽 성화가 우리에게 자신감과 온기, 희망을 가져다주고, 코로나19 팬데믹의 어둠(암울함)을 떨쳐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베이징 시내 동계올림픽 미디어센터 안에는 ‘시진핑’의 정치 성과를 다룬 책들이 가득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는 올해 예정된 시 주석의 3연임을 위한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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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이처럼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루겠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세계적인 축제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통제가 공산당 당대회를 치를 때 만큼이나 철저하기 때문이다.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경기장, 선수촌, 훈련장 등 폐쇄루프로 지정했다. 이 지역은 마치 거대한 거품을 덮어씌운 것처럼 외부와 접촉을 엄격히 차단하고 있다. 폐쇄루프가 아닌 성화 봉송 현장, 경기 관람 등 올림픽 관련 모든 현장에 들어가는 인원 역시 철저히 선별해 투입하고 있다. 미디어센터는 48시간 내 핵산검사 결과를 지침해야 했고, 경기장 주변의 경비는 삼엄했다.
이 때문에 어렵게 입장권을 구하고도 포기하는 사람도 속출하고 있다. 조직위는 지난해 도쿄하계올림픽 때와 달리 경기 티켓을 일반 관중에 판매하려 했지만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과 델타의 확산 속에 결국 모집 형식으로 바꿨다.
베이징에 거주 중인 주재원 A씨는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이나 경기에 가려면 핵산 검사도 몇 번씩 받아야 하고 몇 주간 베이징 밖으로도 나가지도 못하는 등 제약이 너무 많다”며 “이 제약을 다 감수할 수 있는 일반 관중은 많지 않을 것 같다”며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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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만난 톈(田)모씨는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강화되고 전용도로(239.5km)가 생기고 나선 교통체증도 심해졌다”며 “SNS에선 올림픽 차량에 있는 인원과 접촉하게 되면 격리해야 하니 충돌 사고가 나도 차 밖에서 나오지 말란 얘기까지 돌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날 조직위는 지난달 31일까지 입국한 올림픽 관련 인사 1438명 가운데 코로나19 양성자가 18명이라고 밝혔다. 이중 출전 선수 및 관료는 11명에 달한다.
코로나19 팬더믹과 인권 문제 등으로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찾는 외국 인사도 대폭 줄었다.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외하곤 주요국 정상은 대부분 불참이다. 이날 정상급 중엔 처음으로 룩셈부르크의 헨리 대공이 베이징에 도착했다. 한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대신 박병석 국회의장,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고위 관료가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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