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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BCN 예술감독 "솔비, 시기·질투 속 작가만의 길 걷길"

윤기백 기자I 2021.12.13 09:57:00

솔비 수상두고 일부 작가들 비판 이어가
진중권 "작가는 신분 아닌 기능" 일침도
나탈 발브 총예술감독, 솔비 향해 응원
"솔비 가치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 많아'

솔비의 PIAB21 그랜드 아티스트 어워드 수상(사진=엠에이피크루)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솔비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나탈 발브(Natal Vallve)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제아트페어(FIABCN) 총예술감독은 최근 불거진 솔비의 수상 논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많은 시기, 질투, 좌절, 악의가 많은 잔인한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며 “비록 사회의 일부가 인간적 가치관을 잃어버리더라도 계속해서 그 길을 가야 하고, 예술과 음악, 춤 등을 통해 작가만의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수 겸 미술작가 솔비(권지안)가 최근 불거진 수상 논란 속에서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솔비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나우에서 개인전 ‘영혼의 빨래’의 막을 올렸다. ‘저스트 어 케이크-피스 오브 호프’(Just a Cake-Piece of Hope) 시리즈 등 대표적인 작품 27점을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공개하며 미술계는 물론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저스트 어 케이크-피스 오브 호프’ 시리즈는 케이크의 조형적 형태를 자신만의 독특하고 개성 강한 시선으로 재해석한 회화 작품이다.

이 시리즈는 올해 초 해외에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제아트페어에서 ‘2021 바르셀로나 국제예술상(PIAB)’을 거머쥐게 한 주요 작품이기도 하다.

이 같은 호평에 힘입어 솔비는 개인전 ‘영혼의 빨래’에 내놓은 27점 가운데 이미 26점을 미술 애호가 및 컬렉터들에게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한 점은 최근 세상을 떠나간 아버지를 그리며 완성한 작품으로, 솔비에게는 더욱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 외부 판매는 하지 않기로 했다.

Humming 1, 131x163cm, Mixed media on canvas, 2021(사진=엠에이피크루)
◇참가비 내고 참여?… “조직위 공식 초청 받아”

미술계 일부 작가는 최근 솔비의 바르셀로나 국제아트페어 참여와 ‘2021 바르셀로나 국제예술상’ 수상에 대해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현직 화가이자 유튜버 이진석 씨는 라이브를 통해 “작가한테 부스비, 참가비를 뜯어내 딱 전시 이틀하고 주는 상이 무슨 권위가 있겠느냐”고 비판하며 “솔비가 시상식에 출품한 작품 역시 해외 작품을 베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미대 나온 걸 신분으로 이해하는 게 문제”라고 솔비를 폄훼하는 이들에게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진 전 교수는 또 “작가는 신분이 아니라 기능”이라고 꼬집었다.

배우이자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구혜선은 “예술을 하는 이들이 참된 동반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나는 응원할 것이다. 그 마음을”이라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솔비 소속사 엠에이피크루 이미현 이사는 지난 1월 바르셀로나 국제아트페어 조직위원회의 공식 초청을 받고 참여해 수상 성과를 일궈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조직위의 공식 초청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어떤 아트페어든 참여하기 위해서는 작가나 갤러리가 부스비를 낸다”며 “그러나 솔비는 이를 내지 않고 조직위로부터 초청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FIABCN은 건축 미술의 거장 안토니 가우디의 걸작인 카사 바트요에서 2011년 처음 막을 열어 올해까지 10년을 이어온 권위 있는 예술 무대로 꼽힌다. 특히 이 무대가 시상하는 PIAB는 훌륭한 예술가 발굴을 목표로, 이 상을 통해 항후 예술가들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커리어를 지원하고 있다.

솔비는 미국(뉴욕)을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 30여개국 100여명의 작가와 함께 참여한 이번 무대에서 상을 받음으로써 국제적인 평가를 받은 셈이다. 그는 수상자 자격으로 내년 두바이·도쿄 등 아트페어에도 초청받았다.

솔비는 이번 아트페어에 조각·설치·부조작품 등을 출품해 풍부한 개성과 섬세하고 균형감 있는 감각을 평가받으며 심사위원장인 스페인의 유명 작가 로베르트 이모스(Robert Llimos)를 비롯한 호세 이그나시오 카파로스(Jose Ignacio Caparros), 큐레이터인 딜랴라 카메노바(Dilyara Kamenova), 예술 및 문화 플랫폼 CACD의 설립자 베라 베르트란(Vera Bertran)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상을 받았다. 현재 세계적으로 이름을 얻고 있는 아우구스트 빌레야 작가도 수상한 바 있다.

Piece of Hope 64, 96x80cm, Mixed media on canvas, 2021(사진=엠에이피크루)
미술계 일각에서는 솔비가 협업한 최재용 재독작가의 작품에 대해 “표절 의심을 사고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재용 작가의 ‘Mass’ 시리즈가 일본 시오타 치하루 작가의 것을 표절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최재용 작가는 2009년 인천가톨릭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했고, 2011년 이후 독일에서 활동하며 라이프치히 국립미술대학교 설치미술 전공 수석 졸업, 마이스트 과정을 마쳤다.

엠에이피크루 측은 “시오타 치하루 작가는 실로, 최재용 작가는 스트롱핀(옷의 태그에 거는 투명 고리)으로 각각 작업을 한다”면서 “최 작가는 2009년부터 관련 활동을 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최 작가는 이탈리아 베니스 국제예술공모전을 시작으로 독일·스페인·네덜란드·미국 등에서 전시를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독일 언론이 이를 다루기도 했다.

엠에이피크루 측은 또 “일각에서 표절이라고 제기한 시오타 치하루의 작품은 솔비의 작품도 아니고, 최재용 작가의 작품과도 무관하다”며 “이미지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표절을 언급한 것에 대해 최재용 작가는 유감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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