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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포장늘려 탄소 줄여가는 현대百..`소비가 불편하지 않게`

전재욱 기자I 2021.10.31 17:00:00

<기승전 ESG 어떻게>(25)현대백화점그룹
탄소 줄이기 앞장 친환경 및 분리배출 포장 대폭 늘려
계열사 협업으로 위생성 높인 친환경 포장 개발 시너지
고객 친환경 소비 유인하는 `미닝아웃` 측면서 유의미
친환경 국제인증 부여.."환경보호 사회적 가치 실현"

‘탄소중립’을 전제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생존하기 위해 공존을 모색해야만 하는 국내 기업들 역시 ESG 경영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데일리는 법무법인 지평 ESG센터와 공동으로 국내 기업들의 ESG 경영 현황을 살펴보는 연속 기획 기사를 게재합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서 특히 주목하는 것은 환경이다. 그룹 환경 경영은 친환경 포장재를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해 정착시킨게 대표적이다. 친환경 경영 의지는 지난 추석 선물세트에서 읽을 수 있다. 과대 포장과 재포장으로 대표되던 명절 선물세트를 간소화하고 분리 배출이 가능한 소재로 교체하거나 재활용 신소재를 도입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식품관 친환경농산물 용기.
◇업계 친환경 트렌드 선도

실제로 정육 패키지에 판매되는 보냉 가방을 기존 폴리에스터·네오프렌 등 플라스틱 섬유 소재에서 재활용 PET 소재로 만든 보냉 가방으로 바꿨다. 전체 정육 선물세트 80% 수준인 약 6만~7만개가 재활용 PET 소재 보냉 가방으로 우선 전환했다. 내년 설부터는 전량을 이런 식으로 바꿀 계획이다.

‘올 페이퍼 패키지’ 과일 선물세트는 선물세트 포장재를 모두 종이로 바꾼 상품이다. 지난해 추석(1만 세트)보다 올해 물량을 두 배 늘린 2만 세트를 준비했다. 올해 전체 물량의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올 페이퍼 패키지’는 기존에 과일이 움직이지 않게 고정하는 ‘고정틀’, ‘완충 패드’는 물론 과일을 하나하나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완충 캡’ 등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던 부분을 전부 종이 소재로 바꾼 패키지다.

지난 9월 식품관에 폐 페트병을 재활용한 농산물 용기를 도입한 것도 눈에 띈다. 폐 페트병 재활용 용기는 즉석 섭취 식품에 적용하는 데에도 안전상 문제가 없다. 기존 폐 페트병 재활용 용기는 위생상 문제로 즉석섭취 식품 포장에 쓰는 게 제한됐으나 현대백화점은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그룹 내 종합 건자재 기업 계열사 현대 L&C가 재활용 페트에 새 원료를 덧대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재활용 PET 사용 비율도 기존 50%에서 80%로 늘렸고 분리배출도 기존 PET 소재처럼 하면 된다. 현재 40% 수준인 식품관 폐 페트병 소재 비중을 내년에는 전량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친환경 용기를 제작하는 데 들어가는 이산화탄소 양은 일반 PET 소재의 20% 수준에 불과하다”며 “식품관 경쟁이 기존 상품 경쟁에서 친환경 경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통해 친환경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부터는 와인 포장재를 종이 소재로 바꿔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었다. 기존에는 와인 협력사별로 가죽·천·폴리프로필렌(PP) 등 플라스틱 소재 등으로 제작한 포장용 패키지를 사용했다. 소재를 종이로 통일해서 종전에 분리 배출하기 어려운 한계를 해결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올 추석에 우선 4만 세트, 연간 10만 세트 이상을 종이 소재 패키지로 전환했다.

이밖에 전국 16개 전 점포 식품관에서 과일 선물에 사용되는 선물용 캐리어를 기존 라탄 소재가 아닌 종이로 만들어 도입한 것도 눈에 띈다. 100% 재활용 가능한 소재인 타이벡(Tybek)으로 만든 친환경 장바구니도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친환경 포장재 확대는 소비자의 윤리 소비와도 맞닿아 있다. ‘미닝(Meaning·의미)’과 ‘커밍아웃(Coming Out·드러내기)’의 합성어인 미닝 아웃을 드러내는 데에 제격이다. 소비를 통해 개인의 취향이나 정치적 성향을 나타내는 이런 소비 습관이 보편화하면서 친환경 소재와 포장도 주요 고객 서비스 범주에 들어간 것이다.

현대백화점 와인 종이 패키지.
◇친환경 국제 인증으로 의지 인정

현대백화점그룹의 친환경 경영 의지는 올해 6월 환경경영시스템 국제 표준인 ‘ISO14001’ 인증 부여받으면서 인정받았다. 인증은 글로벌 표준·인증 전문 기관 한국표준협회(KSA)가 제정해서 부여하는 국제 규격이다. 환경 경영을 체계적으로 펴나가는지가 주요 평가 잣대다. 친환경 패키지 도입뿐만 아니라 고객 대상 친환경 캠페인과 설비 개선을 통한 탄소 배출량 감축 노력 등에서 고루 좋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업무 체계에서 친환경 경영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다, 관련 법규·지침에 따라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계획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점을 인정받아 인증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의 친환경 행보는 큰 틀에서 그린 서비스·프렌즈·시스템 등 세 가지에서 비롯한다. 환경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건강과 환경에 해로운 포장재를 감소(그린 서비스)하고 생활 속 친환경 문화를 확산(그린 프렌즈)하며, 환경에 이로운 설비와 시스템을 구축(그린 시스템)하는 게 골자다.

이런 배경에서 2015년부터 펴온 ‘라이프 리사이클 캠페인’도 대표 사업으로 꼽힌다. 고객으로부터 기부받은 헌 옷·잡화를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판매하고 얻은 수익금을 초등학교 교실 숲 지원 사업 등에 기부해왔다.

이밖에 현대홈쇼핑은 2018년부터 고객이 수거를 신청하면 택배업체가 아이스 팩을 가져가는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을 펴왔다. 한섬은 올해부터 재고 의류를 업사이클링해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섬유 패널)로 만드는 ‘탄소 제로(0) 프로젝트’를 각각 전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친환경 패키지 도입뿐만 아니라 유통업계 유일의 친환경 VIP 제도 등 고객과 함께하는 친환경 활동도 확대 운영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친환경 캠페인이나 제도를 추가로 마련해 ‘환경 보호’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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