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화재로 최악의 '통신 마비' 사태..피해배상액 늘듯(종합)

김현아 기자I 2018.11.24 18:04:30

11시 12분경 KT아현지사 통신인입구에서 화재 발생
인터넷과 카드결제 먹통으로 매장과 배달앱도 손실
이동전화는 내일 90% 복구, 인터넷은 1~2일 더 걸릴 듯
아현지사는 집중국…통신구 화재로 진입도 어려워
손해배상액은 크게 늘어날 듯

[이데일리 김현아 김유성 기자] 24일 오전 11시 12분 경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 사건으로 서대문, 용산, 마포, 은평 등에서 종일 무선전화와 인터넷, IPTV, 카드결제가 마비됐다.

무선전화는 이동전화 기지국을 설치한 덕분에 내일 쯤 90% 정도 복구될 예정이나, 유선 통신망을 쓰는 인터넷과 IPTV, 카드결제의 복구 시기는 1,2일 정도 더 걸릴 전망이다.

이번 사태가 화재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때문이었다 해도, KT는 국내 최대 기간통신 회사인데 피해 복구에 지나치게 시간이 걸리는 것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24일 오전 11시 12분께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KT 아현빌딩 지하 통신구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화재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터넷과 카드결제 먹통으로 매장과 배달앱도 손실

화재 발생 6시간이 지나도록 지역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무선전화만 일부 되고 있을뿐, 유선 통신망을 쓰는 서비스들은 불통이거나 불안한 상태다. 화재가 광케이블이 얽혀 있는 통신구에서 발생했다 해도 휴일 인터넷과 IPTV를 볼 수 없는 것은 물론, 카드결제가 종일 먹통이 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 신용카드 결제가 안 돼 현금 사용만 가능했고, 편의점에선 교통카드 충전도 안됐다.

서울시 용산구 이촌1동 파리바게뜨 한 직원은 “화재 때문에 KT 인터넷이 안 돼 신용카드 결제나 멤버십 사용 등이 불가능하다. 현금만 받는다”며 고객에게양해를 구했다.

한 배달앱 관계자는 “KT 핸드폰을 쓰는 라이더들은 오늘 강제 휴무”라면서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가맹점인 맥도날드 메시나폴리스점을 포함해 KT인터넷을 쓰는 매장들도 매출 손실이 불가피하다. 바로고 본사 등 일부 매장들은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를 쓰는 라이더들로 발빠르게 공백을 메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GS25나 다이소 매장에선 ‘현금만 가능하다’는 표지가 등장했으며, 은평구 신사동 편의점에선 교통카드 충전도 안됐다.

KT인터넷을 쓰는 서울시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근처 GS25편의점도 KT화재로 카드결제가 안된다는 표시를 붙였다.
DMC역 근처 약국 모습
◇이동전화는 내일 90% 복구, 인터넷은 1~2일 더 걸릴 듯

KT는 이날 오후 공식자료를 내고 “통신 장애로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동기지국 15대가 현장 배치 중에 있으며, 추가로 30대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신서비스 복구 시기에 대해서는 “이동전화는 금일 중 70% 복구할 계획이며, 내일 아침까지 90% 이상 복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선전화, 인터넷, 카드결제 복구는 통신구 화재연기가 빠진 후 현장 진입이 가능한 상황으로 복구에 1~2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현지사는 집중국…통신구 화재로 진입도 어려워

KT는 복구에 시간이 걸리는 것에 대해 화재가 정리된 뒤 메인 장비를 꺼내야 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나, 사고에 대비한 백업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아울러 혜화나 구로 같은 코어역할은 아니지만 KT 통신망에서 집중국 역할을 하는 아현지사 통신구에서 사고가 발생해 KT로서도 불가항력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통신사 관계자는 “아현국사 통신인입구에는 무선, 유선, 카드결제 등을 제공하는 케이블선이 몰려 있는데 여기서 화재가 나서 복구 방법은 타버린 선을 무시하고 광케이블을 건물 위로 끌어올려 서비스하는 것밖에 없다”며 “무선은 이동기지국을 활용해 다른 쪽에서 끌어다 트래픽을 배분할 수 있지만 유선은 그게 어렵다. 그래서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물 자체가 연소돼 교환기가 타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고 부연했다.

화재는 진압됐지만 저녁 7시 20분 현재, 통신구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T는 “화재 현장의 연기로 인한 안전상의 사유로 현재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연기를 신속히 제거하기 위해 소방당국과 협의 중이며 통신구 진입을 위한 다각적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웅래 의원 페이스북
◇손해배상액은 크게 늘어날 듯

하지만 KT가 고객에게 배상하는 금액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KT 이용약관에 따르면 1일 3시간 이상 장애시 이동전화와 인터넷 고객은 배상받을 수 있다.

이동전화는 서비스를 제공 받지 못한 시간의 월정액(기본료)과 부가사용료의 6배이고, 인터넷 역시 6배다. 그런데 이번 사고는 고객 대부분이 3시간 이상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매장에서 카드 결제가 안 되고 멤버십 사용이 안 돼 방문 고객이 자리를 뜨거나, 배달앱에서 원활한 서비스를 못한 경우 등 2차 피해도 상당한 상황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과방위원장이자 마포갑 지역구 의원으로 주민 여러분 불편 최소화를 위해 현장을 찾았다”며 “황창규 회장과 함께 현황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피해보상을 절차대로 진행한다고 하는데 조속한 피해복구부터 보상까지 끝까지 챙기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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