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대로 안되네..주요 조선사들 수주목표 달성 '빨간불'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올 들어 수주가뭄을 겪고 있는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 목표를 채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남은 기간은 고작 3개월 남짓. 이들 조선사는 대형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해 지금까지의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여건은 녹록지 않다. 경기 침체 등으로 이 프로젝트들이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 삼성중공업(010140), STX(011810)그룹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8월말 기준으로 올해 수주 목표의 30~50% 가량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현대중공업은 수주목표 240억달러 가운데 8월말 기준으로 38척, 76억2000억달러(32%)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STX그룹 역시 총 79척, 48억달러의 수주를 기록해 올해 목표인 150억 달러의 32%에 머물렀다. 삼성중공업도 8월말 기준으로 총 11척, 65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해 올해 수주 목표인 125억달러의 절반 가량을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8월말 기준으로 총 18척, 78억3000만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인 110억달러의 70%에 달하는 실적이다. 건수는 많지 않지만 상반기 대형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수주에 힘입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들 조선사는 그간의 수주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히든카드로 대규모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 희망을 걸고 있다. 잘만하면 막바지에 ‘수주 잭팟’을 터뜨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굵직굵직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다. 국내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가 대부분 입찰에 참여했다.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수주 가능성은 높다. 수주 추정 금액만 200억 달러에 달한다. 이 밖에 드릴십의 옵션만기가 가까워진 데다 LNG선박 발주가 증가하는 것도 올해 목표 달성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향후 해양플랜트와 LNG선, LPG선 등의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지금까지의 수주 실적은 안 좋았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업계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향후 목표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허성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많긴 하지만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가스전 개발 등이 미뤄지면서 연내 수주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며 “연말에 LNG선, 드릴십 부분 물량이 늘어나긴 하겠지만 올해 수주 목표를 채우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