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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실업급여 기금 바닥, 나랏돈 투입만이 최적 해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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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5.07.02 06:00:00
장기 경기침체로 실직자가 증가하는 데다 실업 복지도 늘어나면서 고용보험기금 재정이 크게 부실해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실업급여 지급을 위한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이 내년 말쯤 바닥을 드러내게 된다. 고용보험기금은 현재 3조 5000억원 남아 있지만 공공자금관리기금 차입금이 7조 7000억원가량이어서 실제로는 4조원 이상 적자 상태다.

고용보험기금이 급감하는 것은 무엇보다 실업급여 수급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구직급여 수급이 최대 9개월로 늘어난 데다 조기재취업수당, 출산전후 휴가급여, 육아휴직급여 등으로 지급 대상과 금액을 늘려왔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2022년 보험료율을 1.6%에서 1.8%로 소폭 인상했을 뿐 이렇다 할 재정 건전화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건강보험처럼 선심 쓰듯 지출만 늘려왔을 뿐 기금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게 하는 노력은 기피해온 것이다.

올해 0%대의 불황은 내년 이후에도 바로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다. 저성장이 장기화하면 실업급여의 지출 확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런데 기금은 사실상 적자다. 재정 고갈로 실업급여나 다른 고용안정 및 직업능력개발 사업을 제대로 펴기 어렵게 된다. 아니면 여기도 혈세를 투입해야 한다. 양쪽 모두 만만치 않은 일이다. 기금이 부족해도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무한정 공적 기금의 전용이라는 편법 운용도 어렵다. 정부 회계를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의 임기응변이나 주먹구구로 운용할 수는 없는 일인 것이다. 원칙에 관한 문제이고 투명성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타당하지 않다.

고용 및 실업 복지에서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여러 갈래의 복지지출 중 줄일 것은 줄이고 합칠 것은 합쳐야 한다.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실업 복지에서도 최소한 당분간은 더 이상 무리한 확대는 않아야 한다. 가령 자발적으로 이직한 청년에게도 구직급여를 지급하겠다는 것부터 접어야 한다. 재원도 없을뿐더러 실업보험 제도의 본래 취지와도 맞지 않다. 65세 이상 신규 취업자에 대한 지원 확대도 수긍하기 어렵다. 실업보험도 기본은 보험이다. 보험 본래 원리에서 벗어나면 제도가 유지되기 어렵다. ‘어려우면 무조건 나랏돈 투입’은 해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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