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와 남편 B씨는 지난 2021년 1월 부부의 연을 맺었다. 그러나 약 9개월 만인 같은 해 10월 A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B씨도 반소를 제기해 현재 이혼재판이 진행 중이다.
A씨는 그해 9월 신혼집에서 B씨가 성기능 장애를 숨기고 결혼했다면서 “OO 병O이라고 내가 확 다 소문낼 거야, 그래갖고 사회생활 하는지 보자”라고 협박했다. 부부는 같은 회사에 근무 중인 직장 동료 였다.
A씨의 어머니인 C씨도 같은 자리에 있었다. C씨는 B씨를 향해 성기능 장애를 숨기고 결혼했다고 소리를 지르다 식탁 의자를 들고 던졌다. B씨는 왼쪽 팔 부위를 맞았다. C씨는 아랑곳 않고 계속해서 빨래 건조대를 들어 B씨에게 휘둘렀다.
C씨는 “이판사판”이라며 “온데 다 올릴 거야, 잘못했다고 빌어”라면서 B씨를 겁박했다.
A씨와 C씨는 감정적 욕설과 일시적 분노 표시였을 뿐 협박이 아니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물건을 던져 폭행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모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와 C씨의 행위는 일반적으로 볼 때 피해자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한 것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어 “이들이 소문을 내거나 인터넷에 게시할 생각이 없었고 실제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해도 협박죄의 고의는 고지한 해악을 실제로 실현할 의도나 욕구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 등의 행위를) 단순한 감정적 욕설 내지 일시적 분노 표시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며 “C씨가 식탁 의자와 빨래 건조대를 던져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도 인정할 수 있고 해당 사실은 모두 증명됐다”고 지적했다.
B씨는 수사부터 재판까지 “성기능 장애가 있다는 주장이 직장이나 지인에게 알려지는 것이 불안했고 수치심이 들어 힘들었다”며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사실인 것처럼 호도한다는 것이 정말 두려웠다”고 토로했다.
A씨가 B씨와 같은 직장에 근무하고 있어 실제 소문을 퍼뜨리는 것이 어렵지 않은 상황인 점도 법원 판단에 힘을 실었다.
법원은 B씨가 녹음한 파일에서 의자를 당기는 소리와 물건이 부딪히는 소리가 나는 데 주목하기도 했다. 폭행이 이뤄진 상황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본 것이다. B씨 팔에 생긴 상처, 손상된 식탁 의자도 폭행 근거로 제시됐다.
재판부는 “이 범행은 이혼 관련 갈등이 고조돼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우발적으로 피해자에게 해악의 고지, 폭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초범인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