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에서 “최근 개인투자자들은 과도한 신용을 동반하지 않고 있어 주식시장의 하방 위험을 낮추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론 주가반등이 지금의 속도로 이어지긴 어려운 만큼 오래 저평가된 업종으로의 순환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거액의 저점 매수에 나선 개인들의 성패에 대한 언급도 늘어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개인들이 거액의 투자를 했음에도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던 반면, 현재는 꽤 베팅 방향성이 꽤 맞아가고 있는 까닭이다. 개인은 저점 국면에서 거액을 들여 삼성전자(005930) 등 전기전자 업종을 집중 매수했다.
허 연구원은 “2008 년 당시 개인 투자자들은 조선업종 주가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순매수했고 이후 주가가 오르는 국면에서 매도 우위였다. 주가 추세와는 반대 매매패턴을 보인 것”이라며 “반도체 등 전기전자 업종은 비대면 및 온라인 비즈니스와 관련성이 높아 코로나 위기에도 성장을 이어갈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2008년과 같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짚었다.
항상 개인이 외국인에 진 것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2008년 금융위기에는 외국인이 더 투자를 잘하긴 했지만, 2007년과 2000년 IT 버블 붕괴 당시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성과가 더 좋았다는 판단이다.
허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외국인 투자가들의 대응이 적절했던 경우가 많기는 했다”며 “개인 투자가들이 늘 루저(loser)는 아니었지만 개인 투자가들의 매수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진 경우는 2007 년 이외에는 찾기 어렵다. 투자가 아닌 매매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패턴은 예전과 다소 다르다는 판단이다. 허 연구원은 “개인은 현재 빚내서 주식을 매입하지 않고 있고 부동산 시장도 예전만큼 뜨겁진 않아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신용부담이 적은 상황에서 개인이 매수하고 외국인이 매도한다고 해서 주식시장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