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선권 위원장은 지난 2011년 2월 천안함 폭침 관련 군사실무 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장으로 나와, 회담 둘째 날 시작 10분 만에 갑자기 “천안함 사건은 철저히 우리와 무관하다”고 언성을 높인 뒤 회담장을 나가버린 일화가 있다. 이로 인해 다혈질에 호전적인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리 위원장은 과거 회담에서 군복을 입고 굳은 표정으로 악수했던 것과 달리 이번 회담에선 말쑥한 정장 차림에 미소를 지으며 등장했다.
회담 초반 온화한 태도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심지어 “회담 전체를 공개하자”는 파격제안까지 한 그는 군 통신선 개통 문제와 비핵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우리 측 발언에 역정을 내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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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상호 존중이 뭔가? 북남 관계는 자기 체제의 우위에 놓여 있다. 북과 남이 각기 자기 기구나 체제 운운하면서 상호 존중을 거론한다면 잘못된 것이다. 그것은 상호 존중에 배치되는 것이다. 신호가 안된다면 자기 측 통로를 봐야 한다. 우리는 진심으로 북남 관계 문제를 진정으로 대하고 있다”면서 “지금 논쟁을 하자는 게 아니다. 유감을 표시하는 것이다. 핵 문제, 비핵화 문제도 그렇고 나타난 현상이다”고 강조했다.
리 위원장은 그러면서 “오늘 회담 그만하자. 다 좋게 했는데 마무리가 개운치 않게 됐다”고 표현했다.
이번 회담은 전반적으로 큰 무리없이 끝났지만 리 위원장의 발언 등으로 봤을 때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선 여전한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는 평가다.
리 위원장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2015년 목함지뢰 도발의 배후로 알려진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의 ‘오른팔’로 알려졌다. 지난 2004년부터 남북 장성급 회담과 군사 실무급 회담에 총 27번 참석했으며, 2010년 이후 남북 간 개성공단 통행, 통신, 통관 문제 회담에서 북한 단장을 맡았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하면서 당시 최고 권력기구였던 국방위원회 정책국 부국장을 지냈으며 2014년 10월 국방위 정책국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전해졌다.